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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양이!-7

상상에 빠진 동화 0526 달은 내 거야!

by 동화작가 김동석

달은 내 거야!





빨강 장화 신은 하얀 고양이 <하니>는 감나무에 걸린 보름달을 갖고 싶었어요.

감이 다 떨어진 감나무에 보름달이 매달려 있었어요.

<하니>는 감나무 위로 올라가면 보름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보름달!

내가 가질 거야.

히히히!

내일 밤부터 밤에 달이 뜨지 않을 거야.

아무도 모르겠지!"


<하니>는 신났어요.

천천히

감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히히히!

손만 뻗으면 달을 딸 수 있겠다.

좋아 좋아!"


<하니>가 감나무 위로 올라가는 걸 지켜보는 동물들이 있었어요.


들쥐 두 마리

부엉이

잠 못 이룬 참새 한 마리

민수네 진돗개 복실이

만수네 집 뒷산에 사는 고양이 한 마리


<하니>는 감나무에 올라가 달을 따며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어리석은 녀석!

밤 말은 쥐가 듣고

낮 말은 새가 듣는다는 속담도 모르는 녀석이야."


들쥐 었어요.

들쥐도 달을 훔치려고 감나무에 몇 번이나 올라간 적 있었어요.

그런데

달은 감처럼 딸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금방!

달을 딸 것 같지.

웃기는 녀석!

실패하고 내려와 봐야 알지.

눈앞에 보인다고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면 안 돼."


들쥐는 한 마디하고 쥐구멍으로 사라졌어요.


<하니>는 손을 길게 내밀었어요.

보름달이 손에 닿을 듯 말 듯 했어요.





금방!

딸 것 같은 보름달은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하니>는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어요.


"이게 아닌데!

잡히지 않아.

어떡하지!"


<하니>는 망설였어요.

감나무 밑으로 내려갈까 생각하다 다시 손을 길게 뻗었어요.


"잡았다!

보름달을 잡았어."


하고 외치며 보름달을 잡은 손을 봤어요.

그런데

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없어!

잡히지 않았어.

어떡하지!"


<하니>는 보름달을 잡을 수 없었어요.

천천히

감나무를 내려왔어요.






집으로 가던 <하니>는 호수에 있는 보름달을 봤어요.


"저건!

잡을 수 있겠다."


호수 가까이 간 <하니>는 물속으로 뛰어들었어요.


"히히히!

잡았다."


<하니>는 잡은 보름달을 호수 밖으로 굴렸어요.

보름달이 굴러가는 것 같았어요.

물방울이 튀었어요.

그런데

보름달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움직이지 않아!

물방울만 튀잖아."


호수에 빠진 보름달도 건질 수 없었어요.

<하니>는 욕심을 버렸어요.

보름달은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렇지!

모두가 보는 달인데.

내가 가지려고 하다니.

바보!

보름달이 뜨길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것도 모르는 녀석!"


<하니>는 부끄러웠어요.

호수 밖으로 나온 뒤 보름달을 바라봤어요.


"나를 가질 생각 마!

모두의 보름달이야."


보름달이 말했어요.


<하니>는 알았어요.

혼자만 가지려고 한 생각과 행동을 반성했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 달빛이 환하게 비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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