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529
소녀의 간절함이 깃든 하트!
물무산!
그곳에 오르면 소나무 밑에 솔방울 하트가 있었어요.
솔방울 하트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어요.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기도한 소원을 들어주고 솔방울 하트를 망가뜨리고 간 사람에게는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궁금했어요.
누가 솔방울 하트를 만드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런데
솔방울 하트를 만드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어요.
영님은 집에 가는 길에 소나무 밑에 앉아 솔방울 하트를 만들었어요.
"마법을 부리는 솔방울 하트!
소원을 들어주는 솔방울 하트!
그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하트가 되게 해 주세요."
영님은 솔방울 하트를 만들면 기도했어요.
사람들의 마음속 소원을 들어주는 하트가 되었으면 했어요.
영님의 기도는 간절했어요.
자신을 위한 기도가 아닌 모든 사람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기도였어요.
수백 년 된 소나무는 영님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영님이 만들어 놨던 솔방울 하트는 밤만 되면 엉망이 되었어요.
"누가 망쳤을까!
이상하단 말이야.
솔방울 하트를 망가뜨린 사람이 누굴까."
영님은 학교 가는 길에 어제 만들어 놨던 솔방울 하트가 망가진 걸 봤어요.
"소나무님은 아시죠!
솔방울 하트를 망친 사람이 누구예요?
철수
영심
민지
준호
경숙
인호
내 친구들은 아니죠?"
영님은 소나무를 안고 물었어요.
소나무가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소나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영님은 솔방울을 모았어요.
솔방울 하트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간절한 기도를 했어요.
그때
삼색고양이 <도도>가 나타났어요.
길고양이 <도도>는 영님이 간식을 주며 친해진 고양이었어요.
"<도도>!
솔방울 하트를 망가뜨리는 게 너야.
아니지!"
영님이 물었어요.
"이게!
솔방울 하트예요.
난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을 모아 놓은 줄 알았어요.
"아니야!
솔방울 하트는 마법을 부린단 말이야.
이 하트 안에 들어가 소원을 말하면 이뤄진단 말이야."
"마법!
고양이가 들어가 소원을 빌어도 이뤄질까요?"
"당연하지!
<도도> 소원이 뭔데?"
영님이 물었어요.
"소원!
난 소년이 되고 싶어요."
<도도>는 소년이 되어 학교에 다니고 싶었어요.
영님은 깜짝 놀랐어요.
<도도>가 갑자기 소년이 되어 눈앞에 나타날 것 같았어요.
"그건!
고양이가 사람이 되면 안 돼.
고양이는 고양이로 살아야지.
아픈 곳이나 여행하고 싶은 소원을 빌어야 들어줄 거야."
하고 말한 영님은 달렸어요.
학교에 늦을 것 같았어요.
<도도>는
소나무 주변에 떨어진 솔방울을 모았어요.
"히히히!
소원을 들어준다.
솔방울 하트를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 했어."
<도도>는 솔방울 하트를 만들었어요.
영님이 만드는 모습을 생각하며 똑같이 만들었어요.
"솔방울 하트!
내가 만들었다.
하트 안에 들어가 소원을 빌어야지!"
<도도>는 솔방울 하트 안으로 들어가 가운데 앉았어요.
"난!
소년이 되고 싶어요."
하고 <도도>가 말했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푸하하하!
소년이 되겠다고.
어림도 없어."
바로 앞 소나무가 외쳤어요.
<도도>는 깜짝 놀랐어요.
"소원!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는데."
<도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소원!
솔방울 하트에 들어가 소원을 빌면 들어주지.
그런데
그 솔방울이 아니야."
하고 소나무가 말했어요.
<도도>는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솔방울 하트에서 나온 <도도>는 달렸어요.
그런데
하트를 만들었던 솔방울이 <도도>를 따라 달렸어요.
"따라오지 마!"
<도도>가 달리며 외쳤어요.
"주인님!
우리는 주인님 솔방울입니다."
솔방울이 외치며 <도도>를 따라갔어요.
<도도>는 속도를 냈어요.
<도도>가 강을 건넜어요.
저수지 밑으로 흐르는 하천이었어요.
달리던 솔방울도 하천으로 뛰어들었어요.
흐르는 물을 <도도>는 헤엄쳐 건넜어요.
그런데
솔방울은 헤엄칠 줄 몰랐어요.
흐르는 물은 솔방울을 데리고 흘러갔어요.
<도도>는 하천 둑에 서서 떠내려가는 솔방울을 지켜봤어요.
"주인님!
저희를 구해주세요.
솔방울은 헤엄칠 줄 몰라요."
솔방울이 외쳤어요.
<도도>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날밤!
<도도>는 꿈속에서 솔방울 귀신을 만났어요.
"<도도>!
물에 빠진 솔방울을 구해주지 않다니.
넌!
벌을 받아야 해."
솔방울 귀신의 목소리는 우렁찼어요.
<도도>는 무서웠어요.
"잘못했어요!"
떨리는 목소리었어요.
<도도>는 두 손을 모아 싹싹 빌며 용서를 구했어요.
"빨리 나가!
솔방울이 부풀어 오르기 전에 구해 줘."
솔방울 귀신은 큰 소리로 외쳤어요.
"알겠어요!
구하러 갈게요."
하고 대답한 <도도>가 벌떡 일어났어요.
집을 나선 <도도>는 하천을 따라 걸었어요.
<영광저수지>에서 출발한 하천은 <불갑저수지>까지 이어졌어요.
바위에 걸리거나 풀숲에 걸려 꼼짝도 못 한 솔방울이 있었어요.
<도도>는 솔방울을 찾아 물에서 꺼내주었어요.
"주인님!
고맙습니다.
구해주지 않았다면 모두 죽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구해준 솔방울이 인사했어요.
<도도>는 물에서 건진 솔방울을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영님은 수백 년 된 소나무 밑에서 솔방울 하트를 만들었어요.
솔방울 하트를 다 만든 영님은 간절한 기도를 했어요.
"아픈 사람들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배고픈 사람들 배고프지 않게 해 주세요.
또
고양이가 사람이 되는 것은 허락하지 마세요."
영님의 기도는 길었어요.
영님은 숲에 가서도 솔방울이 떨어져 있는 소나무 밑에 솔방울 하트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솔방울 하트를 망가뜨렸어요.
"또!
망가뜨렸어.
솔방울 하트 안에 들어가 소원을 빌면 이뤄지는데 말이야."
영님은 솔방울을 모아 하트를 다시 만들었어요.
"망가 뜨리는 건 자유야!
나처럼 솔방울 하트를 만드는 것도 자유지.
호호호!
망가뜨리면 또 만들 거야."
하고 영님이 말하자
"잘했다!
그 안에 들어가 소원을 빌면 들어줄 거야.
걱정하지 마!"
수백 년 된 소나무 목소리었어요.
영님은 기분 좋았어요.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도 보며 자란 소나무!
영님은 소나무가 한 말을 믿었어요.
어느 날!
<도도>는 영님이 만들어 놓은 솔방울 하트 안에 들어갔어요.
소원을 빌면 들어주는 솔방울 하트었어요.
그런데
<도도>는 소원을 빌지 않았어요.
소년이 되고 싶었지만 고양이로 살기로 했어요.
"이상하단 말이야!
솔방울 하트가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 말하는 것 같아.
소원을 빌어볼까!"
솔방울 하트 앞에 선 동화작가는 소곤거리는 말을 들었어요.
분명히
솔방울이 하는 말 같았어요.
"동화박물관!
이곳에 동화박물관을 짓고 싶습니다."
동화작가는 소원을 빌었어요.
그런데
소나무도 솔방울도 조용했어요.
동화작가는 산을 내려갔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곧!
그 소원은 이뤄질 거야."
솔방울 목소리었어요.
산을 내려오는 동안 계속 들렸어요.
동화작가는 행복했어요.
물무산이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솔방울 하트가 소원을 들어줄 것 같았어요.
솔방울 하트
만든 사람을 찾습니다
-영광군-
몇 달 후!
물무산에 오른 동화작가는 솔방울 하트 앞에 붙여있는 종이를 봤어요.
"난!
아는데.
솔방울 하트 작가를 만났었는데."
동화작가는 혼잣말을 하며 산을 올랐어요.
물무산 올레길 곳곳에 솔방울 하트로 꾸민 작가를 영광군에 알려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발길이 무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