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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2

상상에 빠진 동화 0531 심심한 대왕문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심심한 대왕문어!




거센 파도를 기다리던 대왕문어 <파파>!

기다림에 지친 파파는 심심했어요.

그때

바다 위를 지나는 크루즈선이 있었어요.

파파는 긴 다리 하나를 바다 위로 올렸어요.




서서히

파파의 다리가 크루즈선을 휘감기 시작했어요.

파파의 다리는 바다 위 크루즈선을 향해 하나 둘 뻗어 나갔어요.


"히히히!

바다의 무서운 맛을 보여줘야지."


파파는 온 힘을 다해 크루즈선을 다리로 휘어 감았어요.

크루즈선이 출렁거렸어요.

사람들도 흔들리는 배 안에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내다봤어요.


"괴물이야!"


"바다 괴물이다!"


여기저기서 아우성 소리가 들렸어요.

파파는 크루즈선을 기어 올라 위로 올라갔어요.


"히히히!

바다의 왕이다.

내가 바다의 왕이란 말이야.

너희들을 모두 죽여버릴 수도 있어.

히히히!

바닷속으로 크루즈선을 끌고 갈까!"


파파는 여덟 개의 다리를 이용해 크루즈선을 껴안고 바닷속으로 향했어요.


"살려주세요!"


"창문이 깨졌어요!

바다 물이 들어와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괴물이 나타났어요."


크루즈선에서 들리는 소리였어요.

사람들은 이리저리 도망쳤어요.

유리창이 깨진 곳으로 바닷물이 들어왔어요.

바다로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어요.

크루즈선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도망쳐!

괴물이야."


"뛰어내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바다로 뛰어내려."


하늘에 새까만 구름이 몰려왔어요.

천둥 번개가 치고 강풍이 불었어요.

고요한 바다가 미친 것 같았어요.




파파는 신났어요.

높은 파도를 타는 것 같았어요.

크루즈선 위에서 온 힘을 다해 흔들었어요.


사람들의 비명 소리!

천둥과 번개가 치며 공포의 바다로 변했어요.

강풍이 세차게 불자 크루즈선이 갸우뚱거렸어요.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히히히!

높은 파도를 타는 것보다 즐겁고 재미있어.

좋아!"


파파는 더 세게 크루즈선을 흔들었어요.

천둥과 번개가 더 크게 울렸어요.

크루즈선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파파는 먹물을 뿌리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바다로 뛰어내린 사람들은 구조를 요청했어요.

그러나

구조해 줄 사람은 없었어요.


"손발을 움직이세요!

구조대가 올 때까지 살아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큰 소리로 말했어요.

바다에 빠진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어요.

그런데

크루즈선 주변에 붙잡을 만한 것이 없었어요.

바닷물을 꿀꺽꿀꺽 먹으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어요.


강풍이 불수록 크루즈선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사람이 많았어요.

바다 위는 허우적대는 사람과 아우성치는 사람으로 가득했어요.

숨을 멈춘 사람이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강풍은 멈추지 않았어요.

크루즈선을 흔들며 파파를 더 신나게 만들었어요.

거센 파도를 타듯 파파는 크루즈선 위에서 소리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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