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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타령!

0079

by 동화작가 김동석

달타령!



그날!

보름달이 떴다.

비가 올 것 같았다.

소녀는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

그 시각!

소년도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


보름달!

소녀와 소년의 소원을 듣고 바빠졌다.

비가 내리기 전에 두 개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했다.

두 개의 소원을 들어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보름달은 망설이다

저울을 가져와 두 개의 소원을 하나씩 저울 위에 올렸다.

소녀와 소년!

두 개의 소원은 저울의 눈금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두 개의 소원 무게가 정확히 똑같았다.

보름달은 하나를 선택할 수 없었다.


"어떡하지!

두 개의 소원 무게가 똑같아.

하나를 고를 수 없어.

무거운 것도 가벼운 것도 없어.

간절한 소원은 무게가 같아.

그렇다면

두 개의 소원이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보름달은 저울을 흔들어 봤다.

시간이 조금 지났다.

저울의 두 무게는 수평을 이루고 있었다.


"맞아!

두 개의 소원은 같은 거야.

사랑!

소녀와 소년이 사랑하는 거야.

서로!

간절히 원하는 사랑은 무게가 다를 수 없어.

맞을 거야!

소녀와 소년이 같은 사랑을 고백하는 거야.

장소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소녀와 소년의 사랑이 틀림없어."


보름달 말이 맞았다.

달빛을 통해 소녀와 소년의 모습을 지켜봤다.

두 개의 소원이 출발한 곳은 달랐다.

그렇지만

소녀와 소년의 사랑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달빛 따라

두 개의 소원은 서로를 간절히 원했다.

닿을 듯 말 듯!

두 개의 소원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서로의 마음을 향해 천천히 옮겨갔다.






둘이 약속한 사랑!

그 둘은 사랑을 위해 소원을 빌었다.

소녀와 소년이 보름달을 보고 간절히 빌었다.

어둠이 지켜봤다.

달빛도 별빛도 지켜봤다.

인연의 끈이 촘촘히 엮어지는 걸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다.

소녀와 소년의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라서 그렇다.

순수함의 결정체라서 소원은 이뤄져야 한다.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다.

소녀와 소년의 소원이 이뤄지는 날이다.

보름달은!

반짝반짝 빛나는 두 개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소원을 달빛으로 잘 보듬어 줄 것이다.


언제나!

달빛은 둘의 사랑을 축복하며 환하게 비춰줄 것이다.

심장이 뛰고

달콤한 향기가 가슴속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그게!

사랑이다.

서로가 원하는 사랑이다.


사랑!

♡♡♡

심장이 뛴다.

달빛 별빛처럼 반짝인다.

그게

사랑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보름달!

소원을 들어주는 보름달!

달빛은

창문을 노크한 뒤 방문을 열었다.

소녀가 원하는 소원

소년이 원하는 소원

둘 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어디선가!

<달타령>이 들렸다.


달이 뜬다

달이 떠

앞산에도 달이 뜨고

뒷산에도 달이 뜬다

둥근달

보름달

생명을 잉태하는 달

사랑을 이어주는 달

도망치듯 뒤돌아보고

갈까 말까 망설여 보고

머무는 달빛 환히 비추고

별은 반짝반짝 빛나고

달이 진다

달이 져

앞산에도 달이 지고

뒷산에도 달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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