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556
2. 강하게 키워야 해!
큰오빠는 동생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었어요.
특히
여동생들을 강하게 키우려고 했어요.
송화는 큰오빠 덕분에 자신이 강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밤마다
방에 모인 동생들은 큰오빠 이야기를 들었어요.
도깨비와 공동묘지 이야기가 많았어요.
동생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큰오빠가 이야기해 주는 게 재미있었어요.
"형!
오늘 밤에 어떤 이야기해 줄 거야?"
막내인 고운이가 물었어요.
"공동묘지 사는 도깨비 이야기야.
모두
저녁 먹고 8시에 방으로 모여.
알았지!"
큰오빠가 말했어요.
"응!"
막내가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어요.
송화 누나를 찾아 큰형이 말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형!
다른 이야기는 없어.
도깨비나 공동묘지 이야기 말고 말이야.
이제 싫증 나서 듣기 싫어."
둘째 동생 우길이었어요.
우길은 형이 하는 이야기가 싫었어요.
다른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그럼!
내일은 우길이가 이야기해.
다음날은 소라가 하고 그다음 날은 송화가 이야기하는 거야.
밤마다
한 명씩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다."
형이 동생에게 말했어요.
"알았어!
나도 이야기 생각해 볼게."
우길이는 기분이 좋았어요.
형과 누나에게 즐거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형처럼 재미있고 무섭게 이야기 못할 것 같았어요.
그날밤!
큰오빠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물무산!
골짜기에 공동묘지가 있었어.
지금도 그곳에 공동묘지가 있어.
그런데
그곳에 사는 도깨비가 있었어.
산을 넘어야 하는 마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어.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나타났어.
사람들은 공동묘지에 사는 도깨비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또 만나는 사람과 씨름하자고 하는 것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밤에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던 금수 앞에 나타난 도깨비가 씨름하자고 한 거야.
금수는 깜짝 놀랐어.
도깨비를 만난 것도 놀랐지만 씨름하자고 해서 더 놀랐어.
도깨비와 씨름하지 않고 집으로 갈 수는 없었어.
좋아!
내가 이기면 집에 보내줄 거지.
금수는 무서웠지만 도깨비와 씨름해야 집에 갈 수 있었어.
히히히!
넌 내게 질 거야.
오늘 밤에 공동묘지에서 자야 할 거야.
무섭지!
도깨비가 웃으며 말했어.
물무산에 보름달이 떠올라 어둠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어.
공동묘지에서 금수와 도깨비가 씨름할 준비를 했어.
나무들이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었어.
물무산에 사는 동물도 모두 숨 죽이고 지켜봤어.
"이압!"
금수가 온 힘을 다해 도깨비를 넘어뜨리려고 했어.
그런데
도깨비는 넘어가지 않았어.
이번에는
도깨비가 온 힘을 다해 금수를 넘어뜨리려고 했어.
히히히!
씨름에서 지면 집에 갈 수 없어.
도깨비가 힘껏 금수의 오른쪽 다리를 당겼어.
금수는 죽을힘을 다해 버텼어.
도깨비가 힘이 셌지만 금수는 이기고 싶었어.
"이압!
이야아 압."
금수는 크게 소리치며 도깨비를 밀쳤어.
하지만
도깨비는 넘어지지 않았어.
큰오빠 목소리가 점점 무섭게 변했어요.
동생들은 무서웠지만 조용히 지켜봤어요.
윤재와 고운은 누나 손을 꽉 잡았어요.
그런데
송화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송화는 도깨비가 무섭지 않았어요.
공동묘지에 가서 도깨비와 씨름하고 싶었어요.
"오빠!
난 도깨비 만나면 당당하게 씨름할 거야.
내가 이기면 도깨비방망이 달라고 해야지.
호호호!"
송화는 오빠들과 동생들을 향해 크게 말했어요.
"누나!
도깨비를 이길 수 없어.
누나가 이길 것 같으면 도깨비방망이를 쓸 거야.
죽을 수도 있어."
하고 동생 윤재가 말했어요.
"걱정 마!
누나에게 생각이 다 있어.
도깨비는 사람을 죽이지 않아.
난!
그걸 알고 있어."
송화는 도깨비 동화를 읽고 생각난 것이 있었어요.
도깨비가 사람 죽인 것을 본 적이 없었어요.
동화 속에서도 도깨비는 사람을 도와주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일요일 아침!
송화 가족은 모두 대추농장으로 향했어요.
가을이 가기 전에 대추를 모두 따야 했어요.
새들과 곤충이 먹는 대추를 따지 않으면 수확할 대추가 없었어요.
송화는 언니와 함께 오빠들이 딴 대추를 날랐어요.
동생 둘은 쌓인 대추에서 썩은 대추를 골라냈어요.
대추에서 고개를 내밀고 두 동생을 반기는 벌레가 있었어요.
윤재는 벌레를 싫어했지만 고운은 벌레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았어요.
"더러우니까!
저리 치워."
윤재는 동생에게 말했지만 듣지 않았어요.
대추에서 얼굴 내민 곤충들을 손바닥에 모았어요.
다섯 마리나 되었어요.
사과대추의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녀석들이었어요.
"누나!
다섯 마리야.
벌레 한 마리 먹을 거야?"
고운이 일어나 송화 누나를 향해 외쳤어요.
"가지고 있어!
좀 있다 먹어줄게."
송화는 벌레를 잡으면 먹는 척 연기를 잘했어요.
벌레가 송화인지 누나가 벌레인지 모를 정도로 연기하며 동생들을 즐겁게 했어요.
그런데
송화가 제일 싫어하는 건 벌레와 지렁이었어요.
해가 지며 대추농장에 그늘이 졌어요.
일하기 좋았어요.
송화가족은 부지런히 대추를 따고 날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