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562
오빠가 보고 싶어!
오빠 둘(우재, 우길)이 서울로 떠났어요.
서울로 오빠들이 떠나던 날 언니(소라)와 송화는 울며 자신들도 오빠를 따라 서울 학교에 간다고 엄마 아빠를 졸랐어요.
"오빠!
가지 마."
송화는 큰 오빠(우재)를 붙잡고 엉엉 울었어요.
동생들도 형들이 떠나는 게 싫었어요.
아빠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오빠들을 서울로 보냈어요.
오빠들이 떠난 며칠 뒤!
가을 태풍이 대추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어요.
주렁주렁 매달린 대추가 낙엽처럼 바닥에 떨어졌어요.
엄마 아빠는 속상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송화 가족 모두가 태풍에 축 늘어진 대추나무처럼 힘없어 보였어요.
오빠들도 대추도 사라진 것 같았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송화는 대추농장으로 향했어요.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오빠들을 생각했어요.
엄마 아빠는 쓰러진 대추나무를 정리하고 있었어요.
송화는 대추농장을 걷다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고양이다!
삼색고양이야.
어디서 사는 녀석일까."
송화는 고양이에게 다가갔어요.
'야옹!
이야옹 이야옹.'
삼색고양이는 익은 대추 하나를 물고 도망쳤어요.
송화도 그 뒤를 따라갔어요.
"저 녀석!
농막 창고로 들어갔어.
호호호!
거기서 사는구나."
송화는 농막 뒤 창고 앞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어요.
엄마 아빠도 보이지 않았어요.
삼색고양이를 따라 창고 안으로 들어간 송화는 깜짝 놀랐어요.
그곳에 새끼고양이 세 마리가 있었어요.
엄마를 닮아 삼색 옷을 입은 새끼고양이 눈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야옹! 야옹! 야옹!'
새끼고양이들이 송화를 경계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송화에게 다가왔어요.
"귀여워!
너무 귀여워.
이리 와 봐."
송화는 앉아서 새끼고양이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어요.
새끼고양이는 송화가 무섭지 않았는지 천천히 다가왔어요.
그 모습을 나무 뒤에 숨은 엄마고양이가 지켜보고 있었어요.
새끼고양이 두 마리도 송화를 향해 다가왔어요.
"귀여워!
너무 귀여워."
송화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어요.
머릿속에 가득했던 오빠들과 가을 태풍 피해도 사라져 버렸어요.
송화는 농막(농부들이 일하다 잠시 쉬는 공간) 창고에서 새끼고양이들과 한참이나 놀았어요.
농막 창고에서 나온 송화는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을 도왔어요.
창고에서 본 고양이에 대해 엄마에게 말해줄까 고민하다 포기했어요.
송화는 고양이 덕분에 마음이 평온해졌어요.
오빠들이 보고 싶어 밤마다 울던 것도 잊을 수 있었어요.
방에 돌아온 송화는 일기장을 펼쳤어요.
2025년 10월 21일
방학이 빨리 오면 좋겠다.
방학하면 오빠들이 사는 서울에 오라고 했다.
가을태풍에 익어가던 대추가 우수수 떨어지고 대추농장이 망가졌다.
대추농사를 잘 지었지만 자연이 허락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자연이 하는 일을 탓하지 않았다.
태풍은 나쁜 녀석이야.
좀 일찍 오던지 더 늦게 오던지 하지.
대추가 잘 익어 따려고 하는데 태풍이 와 대추농사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
난
태풍이 싫어.
송화는 속상했다.
오빠들도 서울 가고 대추농사도 엉망이 되었다.
또
남자 친구들이 놀리는 바람에 학교 가기 싫은 날도 있었다.
오빠들이 있었으면 한 마디도 못하는 녀석들이 놀리는 게 더 싫었다.
밤마다
대추농장 농막 창고에 있는 고양이 가족이 보고 싶었다.
고양이 이름을 지어줘야겠다.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친구들에게 물어볼까!
아니야
고양이들이 싫어할 수도 있어.
내일 대추농장에 가서 물어봐야지.
아!
자랑하고 싶은데 어떡하지.
저 녀석들이 우리 가족이 되어야 할 텐데.
엄마 아빠가 고양이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동생들은 좋아할 텐데!
언니가 문제야.
언니는 동물을 싫어하잖아.
대책을 세워야지.
언니가 좋아하도록 말해야지.
서울 간 오빠 대신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고 말해 봐야지.
만약!
언니가 집에서 키우는 걸 반대하면 대추농장에서 키울 거야.
내가 집사가 될 거야.
호호호!
좋아 좋아.
그 오빠한테도 자랑해야지.
그 오빠가 한 마리 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줄까 말까!
호호호!
신난다.
송화는 일기를 다 쓰고 편지지를 꺼냈어요.
서울 간 오빠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보고 싶은 오빠들에게 할 수 있는 건 편지 쓰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서울 간 오빠들에게 할 말이 없었어요.
그 오빠(동석) 생각만 하면 송화는 서울 간 오빠들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다음날 아침!
학교 가는 길에 송화는 동서기(동석) 오빠를 만났어요.
"오빠(동석)!
오후에 대추농장에 갈래?"
송화가 물었어요.
송화는 대추농장에 있는 삼색고양이 가족을 동서기(동석) 오빠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좋아!"
동서기(동석)가 대답하며 웃었어요.
송화는 얼굴이 빨개졌어요.
좋아하는 오빠가 대추농장에 같이 가준다고 해서 좋았어요.
송화는 대추농장에 가면 고양이가족을 동서기(동석) 오빠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공부하는 동안 송화는 가금이 두근두근 뛰었어요.
학교 수업이 빨리 끝났으면 했어요.
가을 하늘이 아름다운 날!
학교에서 돌아온 송화는 동서기(동석) 오빠와 둘이 대추농장으로 향했어요.
좋아하는 오빠와 같이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