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빠진 동화 003
새 똥이나 먹어라!
눈부신 아침 햇살!
한 모금 먹고 집을 나섰다.
배고픈 자동차도
맘 같아서는 햇살 한 모금 먹이고 싶었다.
하지만
나와 다름을 인정한 뒤 주유소로 향했다.
"빵빵하게 넣을까!
아니면
적당히 넣을까?"
기름값이 심상치 않아 빵빵하게 넣었다.
"더럽다!
아주 많이 더럽다."
집에서 나올 때는 더럽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유소에서 기름 넣으며 차가 더럽게 보였다.
"언제!
세차한 걸까?"
생각나지 않았다.
"무심한 녀석!
세수만 하면 깨끗한 줄 알았지!
목욕하고 얼굴 치장하고 기름 넣고 어딜 가려고?"
자동차가 물었다.
"히히히!
빵빵하게 기름 넣고 세차하고 가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아주 좋아!
남들은 뭐
이런 걸 일석이조라고 하지."
기름 넣고 자동세차를 했다.
"자동차도 세수를 시켜야 맘에 들어!"
반짝 빛나는 차를 보고 입이 좀 찢어졌다.
"멋지게 드라이브해볼까!
어디가 좋을까?
히히히!
아침에는
햇살 비치는 곳이 좋지."
하고 나선 나는
주차하기 좋은 카페로 차를 몰았다.
그 넓은 주차장에 몇 대 없는 차를 보고 맘에 들었다.
"조금 있으면 덥겠지!
그늘 아래 차를 주차하는 게 좋을 거야."
하고 생각한 나는
넓은 주차장 끝자락 수양버들 밑에 차를 세웠다.
"캬! 캬!
커피와 브런치를 먹어 볼까."
카페에서 주문하고 이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찜했다.
사람이 없어
굳이 찜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명당자리 찜하는 유혹에 빠졌다.
커피와 브런치를 맛있게 먹었다.
두 시간 지난 뒤
나는 카페를 나왔다.
주차장을 걷는 데 새들이 합창했다.
"와우!
너희들도 나를 축복해 주는구나.
좋아! 아주 좋아!
오늘 기분 최고다."
하고 말한 나는 주차한 곳에 도착했다.
"좋아!
역시 세차는 자주 해줘야지.
아니!
이런! 이런! 이게 뭐야?"
조금 전에 마신 커피와 먹은 브런치 맛이 영혼에서 빠져나갔다.
"씨! 씨!
여기에 똥 싸면 어떡해?
씨! 씨!
오늘 세차한 거야!"
수양버들 가지에 앉아있는 새들에게 한 마디 했다.
"뭐!
어쩌라고?
내가 똥 싸는 곳에 차를 데라고 한 적 없잖아!"
새들이 말했다.
"으윽!
그렇지! 그렇지!"
나는 내 것만 소중하다 말했다.
나는 나만 생각했다.
나는
나만 반짝이면 된다 생각했다.
"새들아!
아주 잘했다.
나만 생각해서 미안하다!"
오늘 나는
커피와 브런치보다
더 달콤하고 맛있는 새 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