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싸고 싶다!

유혹에 빠진 동화 002

by 동화작가 김동석

나도 싸고 싶다!




아침에 운동하며

길가에 우뚝 선 전봇대 하나 봤다.


"한 달이면

전교 일등 만들어 줍니다!"


전봇대에 붙여 있는 전단지 내용이었다.


"왜!

나는 몰랐을까?

한 달이면

전교 일등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내가

산골짜기에서 태어난 이유겠지."


하며 돌아섰다.


운동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멀리

아침에 본 전봇대가 보였다.


"아니!

개새끼가 볼 일을 보다니."


전봇대를 향해

강아지는 한 발을 들고 볼 일을 봤다.

개 주인은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웃기는 녀석!

그냥 싸면 될 일을 한쪽 발은 왜 들었을까?

중심 잡기도 힘들 텐데."


나는 말도 못 하고 속으로 웃었다.


어둠 속에서

아침과 낮에 본 전봇대가 보였다.


"저건 또 뭐야?

이런! 이런! 썩을 인간!

아니!

개 같은 인간이야."


누군가 전봇대 붙잡고 볼 일 보고 있었다.


"으악!

지독해! 지독해!"


나는 전봇대를 지나며 개 같은 인간의 냄새를 맡았다.


"이젠!

이 길도 돌아가야겠다."


나는 늘 걷던 길을 포기해야 했다.

그 뒤로

나는 늘 걷던 길을 버렸다.

가끔 나는

먼 길을 돌아 올 때마다 누군가를 욕하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바로 나(인간)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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