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침대는 청춘이다! **

유혹에 빠진 동화 110

by 동화작가 김동석

침대는 청춘이다!





침대 사던 그날!

오래 써야 한다며 제일 좋은 침대를 골랐다.


안방을 반 이상 차지한 침대!

그는 항상 청춘이었다.


부부의

꿈과 희망을 잉태하는 곳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부부는 늙고 병들어 갔지만 침대는 항상 청춘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침대에서 떨어졌다.

나는

아내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줄 모르고 콜콜 잘도 잤다.


아내가

다친 곳 없어 다행이었다.


나는 웃었다.

그 넓은 침대에서 왜 떨어졌을까.

내가 발로 차지도 않았는데 그 넓은 침대에서 떨어진 게 이상했다.


가끔

나는 덥다는 핑계로 바닥에서 잤다.


나는 또 웃었다.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아내는

<브런치> 먹으며 뼈마디가 아프다 했다.


"침대를 없앨까?"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그래도 편한데!

없애면 허전할 것 같아요."

아내는 아직 침대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침대는 과학이다!

이 말은 틀렸어.

사람 떨어지는 걸 방치하다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침대는 과학이 아니야!

침대는 청춘이야."

나는 <브런치> 먹다 말고 한참 침대 이야기를 했다.


그날 오후

침대는 한쪽 벽으로 밀려났다.

덥다는 핑계로 바닥에서 자겠다는 이유였다.


"늙으면 바닥이 좋아!

떨어질 위험 없잖아.

이제

버릴 때가 된 거야!"

나는 미련 없이 침대를 포기했다.


"돈 주고 버려야 하잖아요!"


"하하하!

당신이 침대에서 떨어지면 돈 더 많이 들어.

그러니까

당장 버려야 해!"

나는 진심으로 아내 건강을 생각했다.


사실

침대 생활이 편했다.

익숙하고 길들여진다는 게 무서운 것이다.


"좀 더 생각해 봐요!

나는

아직 청춘이잖아요."

아내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청춘!

당신은 청춘이지.

하지만

나는 아직 소년이야!"

나도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나와 아내는

소년과 청춘이었다.


오랜만에

유쾌한 <브런치> 먹는 시간이었다.


침대는

과학이 아닌 청춘이었다.

그 청춘의 유혹이 아직도 가슴에서 꿈틀거렸다.




H기업 침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