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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갖고 싶은 욕망!

숲이 주는 선물 002

by 동화작가 김동석

모든 것을 갖고 싶은 욕망!




우주는 영원하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존재했다.

내가 죽은 뒤에도 우주는 존재한다.

그런 생각이

나를 하찮은 존재로 만들었다.

하찮은 존재의 상징이 되어 가는 인간이었다.


그런데

그 하찮은 존재의 인간이 우주를 파괴하고 차지하려고 한다.


모든 것을 갖고 싶은 욕망!

아니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탐욕!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끝이 없다.

보잘것없는 백 년의 삶을 살며 세상을 다 가질 생각을 하다니 가소롭다.


존재의 가치!

영원한 우주 앞에 인간의 발자취는 바람을 따라 흩어지는 먼지 하나일 뿐이다.


바람에 흩어지는

먼지와 인간이 다를 게 무엇인가!

나와 너

우리

그 모든 것이 영원한 우주에 존재하는 것이다.


가끔

존재의 가벼움에 인간으로서 실망감을 갖는다.

그 존재의 실망감은 크다.


나는

무거워지려고 했다.

가벼워져야 존재의 가치가 있음을 알면서도 무거워지고 있었다.

욕망과 탐욕은 나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 사는 것 같았다.

가벼워질수록 인간이 아니었다.


"가벼워지자!

바람에 실려 영원한 우주의 끝자락까지 갈 수 있도록 가벼워지자."

그토록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아침이 오고 해가 뜨면 잊어버렸다.


다시

무거워지는 쪽을 택하고 시간을 맞이했다.

존재의 실망감은

해가 지는 시간이 될수록 증폭되고 있었다.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도

바람이 원하는 나뭇가지를 주지 않고 욕심내고 버티면 뿌리째 뽑히지 않던가!


자연이 주면 받고

달라고 하면 줄 수 있어야 한다.

고집부리면

그나마 남은 목숨마저 빼앗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맑은 영혼이란

가벼워질수록 가능한 일이다.

욕망과 탐욕을 내려놓을수록 맑아지는 법이다.


존재의 실망감을 알게 되었을 때!

그때가 바로

맑은 영혼을 가질 수 있는 기회다.


나의 존재!

우리의 존재!

그것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를 위한 아주 미세한 거름일 뿐이다.


자연의 소리!

귀담아 들어야 한다.

자연이 달라고 하는 것!

그것을 내어줄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내 몸!

내 목숨까지!

자연이 원한다면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존재의 실망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비로소

맑은 영혼을 가질 수 있다.

몸이 가볍게 바람에 실려 우주의 끝자락까지 갈 수 있다.


내가 존재했다는 걸

자연은 기억하지 못한다.

산에 가서 나무와 바위에게 물어봐라!

바다에 나가 물고기와 파도에 물어봐라!

어느 것도

나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존재의 실망감은 의미 없다.

내가 살아있음은 존재의 한 조각도 될 수 없다.


영원한 우주를 위해!

존재의 가치들이 생성과 소멸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기억해줄까!

그런

착각에 빠지지 말자.

수만 년 동안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세월을 맞이한 바위도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갖고 싶은 욕망!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절벽 위

바위가 굴러가지 않도록

받쳐주는 작은 돌을 찾아봐라!

천 년 만 년

바위가 그 자리에 존재하게 만드는 힘이다.


나는 알았다.

영원한 우주를 위해 태어났다는 걸!

그리고

영원한 우주를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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