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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말아야 할 나무!

숲이 주는 선물 4

by 동화작가 김동석

넘지 말아야 할 나무!




산을 넘어오자

내리막 길에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었다.


죽고 사는 문제!

죽느냐 사느냐 문제!


오르막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내리막 길을 막고 있는 쓰러진 나무를 본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젊은 나무인데 쓰러지다니.

누굴 위해

아니

무엇을 멈추게 하려고 길을 막았을까?

인간의 탐욕!

아니면

가서는 안될 곳인가!"

머릿속이 복잡했다.


찰나의 순간!

잘 아는 길이었지만 멈추고 생각했다.


"나무를 넘어갈까!

아니면

나무를 피해 갈까!

혹시

삼 년 고개 같은 것일까!

아니겠지!

죽고 사는 게 내뜻대로 되지 않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그만 나무를 넘고 말았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말없이

넘어서 미안하다.

고귀한

생명의 죽음을 애도하지 못했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이왕이면

요단강을 건널 때 긴 다리가 되어 주면 좋겠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죽는다는 건!

젊고 늙음의 문제가 아니구나.

그렇지.

신의 뜻이겠지.

아니

신이 부르면 가기 싫어도 갈 수밖에 없지!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나는 뒤돌아 서서 쓰러진 나무를 통찰했다.



나는

산길을 내려가며 생각했다.


"돌아갈 때는 어떻게 할까!

나무를 넘어갈까.

아니면

쓰러진 나무를 돌아서 갈까!

그냥

올 때처럼

갈 때도 나무를 넘어갈까!"

나는 결정하지 못한 채 산길을 다 내려왔다.


저수지를 지나

선산에 올랐다.


아버지!

할아버지!

그 위 할아버지!

또 그 위 할아버지!

또또 그 위 할아버지!

묘 앞에 섰다.


성묘하고

멀리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자꾸만 산길에서 만난 쓰러진 나무가 생각났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산길을 막은 이유가 무엇이니?

혹시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제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

나는 선산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산길 오르막에서 쓰러진 나무를 만났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산길을 막고 있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구나!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인간의 삶이란 것도 너와 다를 바 없구나!

죽고 사는 문제!

죽느냐 사느냐 문제!

고민할 것이 아니구나.

꿈과 희망도 너와 다를 바 없구나!

내가

쓰러진 나무를 넘거나

또는

쓰러진 나무를 피해 길을 가면 되듯

삶과 인생!

꿈과 희망이라는 것이 멈추고 쉬었다 가는 것이란 걸 알았다.

나무야!

쓰러진 나무야."


나는 알았다.

내가 곧

쓰러진 나무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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