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유혹에 빠진 동화 144-6

by 동화작가 김동석

6. 어떡하지!





만식이 아저씨는

새벽 일찍 항구에 나왔다.

고기잡이 배에 올라탄 만식이 아저씨는 시동을 걸었다.


"시험 운항을 해봐야지!

저기 섬을 돌아오면 되겠다."

하고 말한 만식이 아저씨는 배를 몰고 항구를 빠져나갔다.


"큰일이다!

어떡하면 좋지."

만식이 아저씨 배에서 잠자던 <샘>은 육지가 멀어지는 걸 알았다.


"나가면 혼날 텐데!"

모퉁이에 숨어있던 <샘>은 망설였다.

만식이 아저씨 몰래 배에 탄 것도 잘못이고 또 배를 타고 바다에 나온 것도 잘못이었다.


"아저씨!

아저씨 미안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샘>은 모퉁이에 숨어 만식이 아저씨에게 용서를 구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배를 몰고 가는 만식이 아저씨 앞으로 갈 용기가 없었다.


"들키면 더 혼날 텐데!

어떡하지."

<샘>은 육지가 멀어질수록 마음이 불안했다.


'통통통통통!'

고기잡이 배는 바다를 향해 달렸다.

출렁이는 파도와 부딪치며 아픈 울음소리를 냈다.


"이상 없군!

내일부터 고기잡이 나갈 수 있겠어."

만식이 아저씨는 배를 육지로 돌렸다.


<샘>은

구석진 곳에 숨어 꼼짝하지 않았다.


배는 항구에 도착했다.

만식이 아저씨는 배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다.

<샘>도 배안이 조용하자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샘>은 배에서 내렸다.


<샘>은 해안가를 달렸다.

바다 멀리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넓은 바다를 봤어!

그곳에는 육지가 없었어.

앞뒤가 바다였어.

산도 없고 밭도 없었다.

바다만 보였어.

세상에서

제일 넓은 게 바다라는 걸 알았어!"

<샘>은 바닷가에 나와있는 고양이를 보고 외쳤다.


"뭐라고 하는 거야!

바다가 넓다는 게 뭐야.

세상에서

제일 넓은 건 바다가 아니고 하늘이야!

저런

멍청이 같으니라고!"

고양이 한 마리가 달려가는 <샘>을 보며 외쳤다.


"아니야!

바다가 넓다니까

하늘보다

땅보다 훨씬 넓어.

끝이 없어!"

<샘>은 외치며 달렸다.


저녁이 되자

항구에 사람들이 모였다.

고기잡이 나가는 어부들이었다.

고양이들도

항구가 잘 보이는 곳에서 지켜봤다.


"아저씨!

고기 많이 잡아오세요."

<샘>이 만식이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자 말했다.


"알았다!

바다에 있는 고기를 다 잡아올 테니 기다려 봐."

하고 말한 만식이 아저씨는 배와 함께 항구를 벗어났다.





<샘>은

항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물고기 한 마리가 높은 파도 위에서 <샘>을 보고 물었다.

하지만

먼바다를 응시하고 있던 <샘>은 물고기가 말하는 것도 듣지 못했다.


"이봐!

<샘>

봄에 살려준 물고기 기억 안 나?

내가 그 물고기야!"

하고 파도 위에서 물고기가 더 크게 외쳤다.


"뭐라고!

물고기 살려달라고?"

하고 <샘>이 파도 타는 물고기를 향해 말했다.


"아니!

거기서 뭐 하고 있어?"

하고 부서지는 파도 끝을 붙잡고 물고기가 물었다.


"응!

바다 보고 있었어.

망각의 세상을 구경하고 싶었지!"

하고 <샘>이 말하자


"뭐!

망각의 세상.

그런 세상이 어디 있어?"

하고 물고기가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


"그러니까!

없으니까 멍청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찾고 있는 중이야.

내가 생각해도 난 멍청한 고양이야!"

하고 <샘>이 웃으며 말했다.


"바다에 들어와서 파도를 타봐!

그럼

멍청하지 않을 거야."

하고 물고기가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파도!

그걸 어떻게 탈 수 있어.

고양이는 무거워서 파도 위에 올라갈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싫어!"

하고 <샘>이 대답했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해봐!

그럼

파도를 타고 멀리 갈 수 있을 거야."

하고 말한 물고기가 <샘> 손을 잡고 바다로 들어갔다.


"으!

바닷물이 너무 차가워.

파도 타고 싶지 않아!"

하고 말했지만 물고기는 더 깊은 곳으로 <샘>을 데려갔다.


"이봐!

그만 들어 가.

난 헤엄 잘 못 쳐!"

바다가 무서운 <샘>이 물고기를 향해 외쳤다.


'커프! 어프!'

갑가지 높은 파도가 오자 <샘> 입안으로 바닷물이 들어갔다.


'커프! 커프! 어프! 어프!'

입을 크게 벌리고 <샘>은 바닷물을 뱉었다.

하지만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 바닷물은 <샘>을 힘들게 했다.


"저기 온다!

세상에서 제일 큰 파도다."

물고기는 높은 파도가 일자 <샘> 손을 불끈 잡았다.


"나만 믿고 따라와!

그럼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어."

하고 말한 물고기는 <샘>을 안고 높은 파도 위로 올라갔다.


"와!

섬 전체가 보인다."

높은 파도는 섬을 다 내려다볼 수 있었다.


"무서워!

난 눈을 뜰 수가 없어."

<샘>은 파도 위에 올라가서도 눈을 뜰 수 없었다.


"이봐!

눈을 떠봐!

어서."

물고기가 <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무서워!

눈 뜨고 싶지 않아."

하고 <샘>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히히히!

이제 눈 떠도 괜찮아.

육지야!"

하고 물고기가 거짓말을 했다.


"정말이지!"


"으!

조금 전에 멍청하게 앉아있던 자리야.

그러니까

눈 뜨고 집에 가."

하고 물고기가 크게 말했다.


<샘>은

살며시 눈을 떴다.


"오 마이 갓!

세상에 여긴 파도 위잖아.

무서워!"

샘은 높은 파도 위에서 그만 물고기 말을 믿고 눈을 떴다.


"히히히!

넓은 세상을 보니까 좋지?"

하고 물고기가 물었다.


"응!"

하고 대답한 <샘>은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걱정 마!

파도가 널 잡아먹지 않을 테니."

하고 물고기가 말하더니 높은 파도 위에서 바닷물을 향해 점프했다.


"좋아!

더 높은 파도가 일면 좋겠다."

물고기는 노래 부르며 바닷물 속으로 사라졌다.


"어떡하지!

나도 뛰어내려야 하나."

<샘>은 높은 파도 위에서 망설였다.

하지만

잠시도 머물 수 없었다.

물고기도 없는 높은 파도 위는 무서웠다.


"야옹! 이야옹!"

샘도 소리치며 높은 파도 위에서 점프했다.

물고기가 뛰어내린 바닷물 속으로 <샘>도 사라졌다.


높은 파도는 해안가에 도착해 사라졌다.

바다가 잠잠하다

멀리 <샘>이 헤엄쳐 해안가로 나오고 있었다.


<샘>은 높은 파도를 처음 탔다.

그런데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다음에는 더 높은 파도를 타야지!"

<샘>은 물고기들이 파도 타며 노는 이유를 알았다.


"팽나무에 가서 친구들에게 말해줘야지!

파도를 타자고 말해야지."

<샘>은 해안가로 나와 몸을 털었다.

물방울이 이곳저곳에 떨어졌다.


"<샘>!

다음에도 파도 타자."

하고 조금 전에 높은 파도를 탄 물고기가 크게 외쳤다.


"알았어!

오늘 고마워."

<샘>은 물고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히히히!

내가 파도를 타다니.

아니

고양이가 파도 탄 건 내가 처음 일 거야.

히히히!

너무 좋아."

<샘>은 행복했다.


그날 밤

샘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물고기와 높은 파도를 타던 순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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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은 출간된 동화입니다.

1권과 이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표지 그림 나오미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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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은 출간 동화입니다.

1권과 이어지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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