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시간과 일본의 시간은 분명히 다르다. 물론 현재는 동일 시간대 (TIME ZONE)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시간의 흘러가는 속도라고 해두고 싶다.
2. 20일간의 일본 생활에서 내가 느낀 한국의 시간은 무척 빨리 흐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일본의 시간은 무척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다. 특히 신호등을 건널 때마다 느끼는 노란불에서 파란불로 바뀌는 속도는 항상 날 답답하게 만들어 준다.
3. 난 두 가지의 시간(한국의 빠른 시간의 흐름과 일본의 느린 시간의 흐름)에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느껴진다.
4. 한국의 빠른 시간에는 추진력과 스피디한 전개가 함께되어 활력이 있다. 하지만 일을 그르치는 역효과도 종종 있다. 심지어 가게에 손님이 오면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를 한다는 사실은 소름이다.
5. 계약을 성급하게 하고 나중에 정정을 요구하거나 배 째라고 말하는 것은 외국에서 한국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일 것이다. 혹은 성급하게 승리를 자축하는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6. 반대로 일본의 느린 시간은 무척 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이곳의 사람들은 개선을 하려 하지 않는 듯해 보인다. 아직도 많은 업무에 도장을 찍고 팩스를 보내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기도 하다.
7. 어제는 노르웨이 본사로부터 코로나에 대한 공문을 전 고객사에게 보내는 작업을 했다.
8. 한국이라면 BCC로 "수신자 각위"로 만들어 일괄적으로 보내도 될 문서를
일본에서는 공문 자체를 각각의 고객의 이름을 넣어 출력을 하고 도장을 찍어 PDF로 만들어 보냈다.
9. 평소보다 시간이 8배 정도는 더 들어간 듯하다. 계속 그런 업무를 하면서 난 투덜거렸고 내 행동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 마음속이 분주했다.
결국 난 이런 시간의 차이를 두고 누구를 비판하기보다 두 시간의 차이를 음미해 보고 싶다. 그리고 장점만 받아들이는 시간조차 즐기고 싶다. <여유롭군.>
10. 새로운 우리 집 거실에는 2개의 시계가 벽에 걸려있다. 인테리어에 너무 어울려 이 두 개의 시계를 떼어 놓지 못했다. 처음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시간과 서울과 동경의 시간을 표시할 생각이었지만 집에서도 자꾸 업무를 의식하게 될 듯해서 포기하고 결국 같은 시간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이 시계를 보면서 일본의 시간과 한국의 시간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일본에서도 시간을 끌고 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끌려다니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