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29일 차

변화를 싫어하는 일본인과 코로나.

1. 일본어 중에 “하레 오토코(晴れ男, 맑은 날의 남자)”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 번역을 해보니, You bring good luck!이라고 한다.

그 뜻은 가는 곳마다 날씨가 맑아진다고 하는 뜻으로 어디 가나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사람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난 스스로 그런 사람이라고 믿고 살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스스로" 다.)


2. 2020년 일본지사로 이동을 하면서, 노르웨이 본사에서는 나를 사용해서 이제까지 이해를 못하는 일본의 몇몇 문화를 바꾸려고 했다.


3. 그중에서도 아주 고질적으로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주문을 아직도 팩스로 보내고 우리는 그 팩스를 다시 문서화 작업을 하는 일이 있었다. 실제로 따져보니, 이것은 0.65인분의 인력의 코스트를 잡아먹고 있었다.

ffdfd.JPG 복잡하다. 왜 이렇게 할까?
fax.JPG 대졸 신입사원을 위한 팩스 보내는 강좌까지 있는 일본이다

4. 난 당차게도 100%까지는 약속하지 못하겠지만, 80% 이상 전산화 즉 팩스로의 주문을 없애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년 말부터 고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그 포부를 알렸다.


5. 하지만, 모든 고객으로부터 무슨 소리 하냐는 반응을 받았고, 난 마음속에서 두려움과 실망감을 가지고 있었다.


6.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로 우리 회사 내의 대부분의 물류 직원이 자택 근무를 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난 본사의 협조와 회사 큰 형님의 몇몇 문서(정중함을 가장한 협박문서)를 가지고 고객들에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팩스로 보내는 건 자유지만, 우리는 그걸 못 볼 수도 있고, 그걸로 인한 모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아주 간단한 협박이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날이 많으니, 회사의 새로운 주문용 이메일로 주문을 넣으시오.”라고 말이다.


7. 내가 찾아가서 올해 중에 가능하면 팩스에서 이메일로 바꾸어 주세요 라고 말할 때는 콧방귀도 안 뀌던 사람들이, 이제는 순수한 양처럼 따라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번 이런 상황(코로나 같은)이 오게 되면 어떤 실적을 얻을 수 있을까?

물론 이런 상황은 오지 않아야겠지만, 미리 무언가를 준비해 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


8. 그러고 보면, 일본은 변화를 무척 싫어하는 나라 같다. 그래서인지, 변화무쌍한 삶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많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한 사람들은 변화하지 않는 일본을 보며, 답답하다고만 생각하고, 비판만 할 듯하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그곳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사업기회를 발견해 보면 좋겠다.


9. 일본에는 아직도 도장을 찍는 문화가 있다. 대부분의 서류에 도장이 있다.

심지어 도장을 찍는 로봇도 있다고 한다. (과연 무슨 의미 일까?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dfd.jpg 심지어 이런 도장 찍는 로봇도 있다고 한다.



다음 목표는 가격 인상이다. 모든 품목에서 20% 인상을 해야 한다….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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