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의 집밥, 서울의 집밥 그리고 동경의 집밥

도쿄 38일 차

1. 각 나라마다, 도시마다 즐겨먹는 가족 음식이 있다.


2. 약 10년 전 처음 노르웨이 오슬로 본사에 방문했을 때, 나의 상관은 나를 집으로 초대하여,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근사하게 대접해 주었다. 어찌나 맛나게 먹었던지, 그날 먹은 타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3.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노르웨이의 금요일은 '타코의 날'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르웨이 사람들은 주말을 준비하며 가족 모두 둘러앉아 '타코'를 먹는다. 아마도 간단하기도 하면서, 맛도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종종 집에서 노르웨이에서 먹던 타코를 흉내 내기도 한다.

4. 그래서 난 노르웨이 출장에서 오는 길에 수많은 타코 재료를 사 오곤 한다. 한국이나, 일본에 팔지 않는 특이한 형태의 '쉘'을 많이 팔기에, 게다가 가격도 싸기에 난 가방을 타로로 채운다.


5. 한국에서는 비슷한 의미로 치킨을 많이 시켜 먹는다. 최근까지 우리 집에서는 치킨 2마리가 기본이었다. 쌍둥이 형제들이 더 커지면 4마리를 주문할 날도 올 듯하다.

우리는 양념 한 마리, 후라이드 한 마리 그리고 무를 넉넉하게 추가해서 주말 혹은 금요일 저녁을 즐긴다.

가끔 친구가 오거나, 외국에서 손님이 올 경우에도 이 치킨은 아주 대접하기가 좋다.


6. 치킨의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노골적으로 내가 노력하지 않은 음식임이 잘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인데, 무언가 내가 조금이나마 노력을 하는 모양새라도 보였으면 하는데 말이다.


7. 그래서 친구나 지인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면 난 나만의 필살기인 유린기를 만들어 준다.

물론 배달 치킨을 이용한 요리지만 지인들의 평가는 무척 뜨거웠다.

아주 간단하게 소스를 만들 수 있고, 파, 마늘, 고추만 있으면 아주 쉽게 근사한 요리처럼 보이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여름에 맥주와 함께 하는 유린기는 참 그리운 맛이다.


8. 이제 동경에 온 지 38일이 되었다. 난 아침에 걷고 있는 산책길을 만드는 것처럼 정성스레 우리 가족의 가정요리 개발에도 무척 즐겁게 도전하고 있다.


9. 그중 하나가 최근 자주 해 먹는 '테마키즈시 (手巻き寿司)'다. 이것 또한 무척 간단하다.

슈퍼에 가서 최근에 가장 맛나고 저렴한 회를 이것저것 구입한다. 아이들이 있으면 연어, 연어알, 계란, 새우등이 아주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우리 집에서 겨울 방어 (뱃살)을 자주 먹는다.

그리고 밥을 준비하고(식초 밥, 시판용 초대리), 김을 대충 잘라주면 완성이다.


10. 그리고 가족과,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싸 먹거나, 따로 먹거나 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여기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서 손이 움직이는 행동은 참 좋은 거 같다. 타코나, 스시의 경우 내가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는데, 치킨은 그런 재미가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무척 맛있으니 패스.


우리들 집에서는 무엇이 4번 타자 같은 요리일까?

난 다음 4번 타자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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