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Nov 03. 2019

(음식)1 단골집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제3의 공간

 누누이 이야기 하지만, 난 맛있는 음식에 무척 약한 사람이다. 

 그리고 오래전 식당에서 일한 경험으로 웬만한 음식은 그리 어렵지 않게 흉내를 내어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몇 달 전 중국 북부 지방의 시골 공장에 출장을 갔었을 때 먹었던, 아주 묵직한 맛의 두반장 양배추 덮밥이 생각이 나서 며칠 동안 도전하며 만들어 먹을 정도로 난 음식을 만들고 먹는 행위를 사랑한다.

화초(마비되는 매운맛의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두반장 양배추 덮밥

 아무리 집에서 음식을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도, 집에서 만들지 못하는 아니면, 가끔은 식당에서 먹는 즐거움이 있는 메뉴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고기를 굽는 행위 아닐까. 

 우선 고기를 굽게 되면 기름이 집안을 꽉 채운다. 특히 삼겹살이나 항정살을 굽게 되면 그 뒷감당은 오로지 나와 아내의 몫이다.  특히 삼겹살을 굽다가 김치라도 같이 구으려 하면 여간 갈등이 생긴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고기는 집 근처 단골 식당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내가 정의하는 '단골 식당'의 조건으로는

 내 머릿속에 메뉴와 맛의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는 곳

 언제나 방문해도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곳

 가족과 방문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이 대화가 가능한 곳

 가끔씩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곳

정도가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내가 애용하는 우리 집 근처의 고기 단골집은 총 4곳이 있다. 

 돼지고기의 영스타

 소고기의 우와정

 곱창의 서래 양곱창

 대창의 용두산 

 모두 우리 가족을 잘 알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가도 싫은 내색이 없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잘해주는 곳이다. 


 특히 돼지고기의 영스타의 경우 우리 가족이 가면 10분은 거뜬히 먹고 나올 정도로 아이들이 최근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다.  게다가 우리 집 아이들 이름까지 알고 계시는 사장님 덕분에 우리는 매번 아이들을 위한 밥과, 계란 반찬을 서비스로 받기도 한다. 

 서로 잘 지내는지 안부도 물어보고, 저절로 홍보도 하고 싶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 그리고 항상 반겨주는 미소는 우리 가족모두 기분좋게 방문하고 기분좋게 나올 수 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런 단골집이 있으면 참 편하다. 매번 집에서만 식사를 하다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에 가서 식사를 하고 오면 가족 모두 즐거워진다. 오랜만에 친한 이모나 삼촌 를 만나고 오는 듯 한 기분도 느끼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이들도 새로운 음식에도 도전할 수 있다. 게다가 엄마와 아빠는 마무리로 치우는 작업이 없기에 상당히 즐겁다. 


 어린 시절 나의 경우도 가끔 가는 아버지의 단골집에서 돈가스나 함박 스테이크라도 먹는 날이면 무척 기뻐했던 추억이 있다. 

 단골집은 단지 식당이 아니다. 돈을 내고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가족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피곤한 아내를 위해 아주 귀중한 장소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그 식당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조차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는 "잘 살고 있구나!" 라고 까지 느끼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단골집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많은 공유와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관찰해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