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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Feb 26. 2021

브라질 쪽 거대한 물, 마지막 비비큐

남미 여행 34

아침에 일어나 숙소 인근 면세점에 갔다. 모두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으나 아르헨티나 페소로 지불 가능하다. 암 환율로 1 달러를 13 페소로 환전했는데 이곳에서는 8.8 페소로 계산해서 지불하니 환율 이득이 크다. 페소로 지불하면 100달러 상품을 사고 53달러를 계산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면세품을 구매할수록 이득이라며 저마다 기뻐하며 구매욕구를 돋웠다. 안 사는 것이 최대 이익인데, 싸다고 이것저것 샀다. 나도 패소 땡전 하나 남기지 않고 톡톡 털어서 구매했다.

브라질 쪽 이구아수 폭포. 270여 개의 폭포를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어 좋다.

거대한 폭포는 나라를 구분하는 국경선이 된다. 세계 3대 폭포가 모두 그렇다.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경계를 구분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선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고, 이구아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가로지르는 국경선에 걸쳐 있다.


국경을 넘어 브라질에서 보는 이구아수 폭포는 또 다른 광경으로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는 폭포 하나하나를 눈여겨볼 수 있고 악마의 목구멍에서 절정을 이룬다. 브라질의 이구아수 폭포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271개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좋고 더 나쁘다는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브라질 쪽 이구아수는 강가를 걸으며 폭포를 감상한다. 관광 포인트마다 근접 테크가 설치되어 있어 가까이에서 폭포를 만끽할 수 있다. 거대 폭포 바로 밑에 설치된 데크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폭포 위로 설치된 다리를 이용하면 폭포 아래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비옷을 입는다고 해도 바람과 물보라로 옷이 흠뻑 젖는다. 그래도 굉음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엄청난 수량에 감탄하게 된다. 오랫동안 몽환적인 감상에서 벗어나기 싫을 정도다. 역시 이곳에서도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하며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어떠한 폭포를 보게 되더라도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너무 거대한 것을 보았다. 수준을 한 껏 높여 놓았으니 말이다.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를 보고 나서 국립공원 길 건너에 있는 아사도 전문 뷔페집에 갔다. 소, 돼지, 양, 닭 다양한 육류가 커다란 꼬챙이에 꿰여 활활 타는 화덕에서 구워지고 있었다.

 20불에 각종 비비큐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군침이 흐르는 아사도를 원하는 부위별로 주문한다. 고기가 익고 있는 화덕 앞에서 요리사들이 벌건 얼굴로 손님이 주문한 고기를 크게  잘라 준다. 육즙이 흐르는 아사도는 입안에서 맛의 향연을 펼친다. 꿀맛이다. 입안 가득 밀어놓은 소고기가 부드럽게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1++ 한우보다 더 고소하고 감친 맛이 입안에서 여운을 남긴다.  이 맛있는 고기를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먹어야 한다는 아쉬움에 배가 부른데도 몇 번이나 주문해서 먹었다. 싸가져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은 삼바 축제로 유명한 히우 지 데자니에로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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