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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27. 2021

수채화, 사과를 그리다.

도시생활에 지쳐 휴식이 필요할 때

잠시 일에서 벗어나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때

문경에 사는 누이집에 가서 황토방에서 맑고 깊은 잠을 자고

이른 아침 뒤뜰에 나가 농작물을 돌아보고 사과밭 작업을 돕는다.


불쑥 찾아오는 동생이 성가실 법도 한데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반겨주고

시골 푸성귀, 봄에 갈무리해 둔 두릅 장아찌와 능이버섯 초무침 등으로

식사를 챙겨주니 고맙고도 고맙다.


여간한 감정이 아니면 안 될 감성으로

동생을 대하는 누이에게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가

사과 과수원을 하는 누이집에 어울릴 것을 수채화로 그려보자는 생각을 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를 그렸다.

비교적 간단한 그림이라 진도도 빠르고 쉽게 그려졌다.

사과와 사과 잎을 그리고 난 뒤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보충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선생은 그림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포인트가 필요하고

사과 잎 간에도 앞과 뒤, 멀고 가까운 것이 있는데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을 했다.


중심이 되는 사과의 빨간색 농도를 높이고

나뭇잎의 색깔을 강화하고 더러는 물감을 걷어내고 나니

그림이 더 생동감 있게 보였다.


부분의 표현에 매달리지 말고

전체의 색과 조화를 보아야 한다는 기본적 화법을 배웠다.


사과 수채화 하나 더 그려서 누이에게 선물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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