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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Oct 23. 2021

매일 갯바위 낚시터에서 손맛을 보다

수석 이야기

내 어릴 때 아버지는 늘 낚시를 다니셨다.

상주 함창 내 고향에는 낙동강 상류에 해당하는 퇴강이 흐르고

인근에는 경돌못, 오태못 등 다수의 저수지가 있어서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셨다.

여름이 시작되면  부친께서는 섬진강까지 가서 은어를 잡으셨고

연어가 회귀하는 계절이 되면 강원도 양양 남대천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가셨다.


어릴 적 내내 부친이 잡아 온 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을 먹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낚싯대를 닦고 갈무리하는 모습을 보고

겨울엔 여름철을 대비하여 초망(그물망)을 뜨는 부친을 보면서 자란 탓으로

성인이 된 나도 자연스럽게 낚시를 즐기게 되었다.


신혼 초부터  해운대 집 근처 청사포나 미포로 나가

고등어, 학꽁치, 술벵이 등을 잡아내고

갯바위 낚시와 선상 낚시를 즐겼다.



때로는 뱃길로 한 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 대마도에 가서

벵에돔, 강성돔, 벤자리를 잡았다.


코로나가 발병하던 작년 대마도 가는 뱃길이 끊기고 난 후부터는

다대포 선상낚시에서도

태종대 인근 주전자 섬, 거제도, 심지어는 제주도 숲섬이나 마라도에서도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


코로나와 전혀 상관없는

바다 조류 흐름이 바뀌었다고 하고

전에는 낚시 포인터를 유명했던 곳에서도

물고기가 낚기지 않는다.


낚시 갈 때마다 꽝치지만

그래도 낚시 가자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따라나선다.

그리고 코로나에도 철수하지 않고 대마도에  버티고 민숙 집을 지키고 있는

마도 삼촌의 돌돔, 강담돔 낚시 장면을 유튜브로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다.

마도 삼촌은 대마도에서 만나 몇 번 함께 낚시를  즐긴 사이다.


마지막으로

수시로 무인도 돌섬을 나 홀로 찾아가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긴 꼬리 벵에돔과 강성돔을  낚싯대를 재빠르게 후리고

여유롭게 릴링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집 거실에 놓인 까만 수석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점 무인도가 되어

나를 수시로 갯바위 낚시 포인터로 이끈다.


묵직한 손맛과 감고 풀리는 릴링으로

팔이 뻐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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