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술레사원, 시청,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찾아서

양곤 탐험기 3

by 이재영

아침 8시에 양곤 시내 중심가를 살펴보기 위해 혼자 나섰다.


러셀은 비자문제로 대행사와 씨름을 하고 있어서 동행이 불가했다.

베트남 달랏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캐나다인 러셀은 45일 주기로

베트남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주변국을 다녀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다.

이번 미얀마에는 8일 체류를 계획했고 어제(6월 9일) 베트남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비자문제가 해결되지 못해서 불가피하게 하루를 더 머물었는데도

오늘 비자가 나온다는 보장을 받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비자 없이는 베트남 입국이 불가하니 대행사의 미숙한 일처리에 며칠째 항의하고 있다.

하루 호텔비가 추가될 뿐 아니라 비행기표를 새로 구매해야 하니 비용손실이 만만치 않다.

미국, 캐나다 사람들이 동남아 국가 입국 시 해당국가 비자가 필수다.

그에 비해 140여 국가를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여권파워는 실로 대단하다.


미국인, 캐나다인의 산수 실력과 경제개념이 너무도 취약한 것이 놀랍다.

러셀은 베트남 달랏에서 양곤까지 비행기 티켓을 70만 원이 넘게 주고 구입했다.

빠릿빠릿하고 인터넷 사용에 능한 한국인이라면 저가 항공을 찾아 30만 원쯤에 구입했을 것이다.

한국인은 미얀마 돈가치가 많이 하락한 것을 알고

빳빳한 100달러 지폐를 가져와 현지돈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저가여행을 최대한 풍족하게 즐기려고 노력한다.

(미얀마 돈가치가 4년 전에 비해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100달러에 16만 짯을 주던 것이 지금은 44만 짯으로 교환한다.)

하지만 나보다 이틀 전에 도착한 러셀은 그냥 달러와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내가 권유해서 개인 환전상과 현지돈으로 교환해서 사용했다.

경제관념도 취약하고, 비자문제도 어물어물 해결하지 못하는 그가 갸련해 보였다.


술레 사원의 전경


양곤의 중심부 한 복판에 위치한 술레 사원은 쉐다곤 사원보다 규모는 적으나 더 역사가 깊다.

사람들이 부처 앞에 앉아 머리를 조아리며 소원을 빌고

자기 생일의 요일과 일치하는 부처에게는 물을 끼얹지며 경배한다.

파고다 내부에는 부처가 직접 건네준 머리카락이 모셔져 있다고 했다.

술레 파고다가 서 있는 로타리는 1988년, 2007년 샤프란 혁명 당시

반정부와 민주화 시위의 집결지로 활용되었고

수천 명의 승려들이 탑주위에 모여 기도를 올리던 곳이다.


술레 파고다의 작은 건물들에 부처가 모셔져 있고, 자신의 생일과 목적에 맞는 부처를 경배하고 예배한다. 머리가 까만 것을 보면 틀림없이 미얀마 부처님이시다.


1936년 영국 식민지 시절에 완공된 양곤시청은 미얀마와 영국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건립되었고

시청 주변에는 식민지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인 임마누엘 침례 교회, 고등법원 등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유럽의 한 지역에 와있는 착각이 든다.

근처 영국으로부터 독립에 앞장섰던 마하반둘라의 이름을 딴 마하반둘라 공원에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비가 우뚝 서있고

키 큰 나무밑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데이트하는 몇몇 커플이 있고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젊은 여성들도 보였다.


시청, 임마누엘 침례 교회, 고등법원건물, 마하반둘라 공원 중앙에 세워진 독립기념탑


구글 지도를 참조하여 인근에 있는 볼만한 곳을 다 돌아볼 작정으로 땡볕아래에서 걷고 또 걸었다.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 길거리에서 300원 주고 수건 한 장을 샀다.



1905년에 건설된 Secretariat은 당시 영국 식민 정부의 핵심 행정기관들이 입주해 있던 곳으로

붉은 벽돌과 높은 천장, 아치형 창문, 넓은 회랑 등은 당시 식민정부의 권위의 상징이며

미얀마인들이 겪었던 억압의 역사를 증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양곤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붉은 벽돌로 1909년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가톨릭 대성당이다.

2017년 미얀마를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했었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건물이다.

양곤 성모 미리아 대성당

다채로운 건물외관과 주변 상징물이 조화롭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예수님을 주제로 한 부도조각과 스탠드글라스가

성당내부의 엄숙함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인구 88%가 불교를 믿는 나라에서 수백 명이 예배 볼 수 있는 대성당이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성당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스텐드글래스가 예뻤다.


도심을 걷고 있는데 특히 눈에 띈 것은 전기발전기이다.

도심의 인도에 덩그러니 서 있는 고철덩어리는 통행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전기가 부족한 이 나라의 잦은 정전 발생을 대비한 비상수단이기에

고급상가로서는 전기발전기 사용이 필수이고 달리 방안이 없다.


도심 중앙에 위치한 힌두교 사원, 흉물스러운 비상 전기발전기, 골목길에 빽빽하게 들어찬 서민 아파트


길가에 작은 힌두교 사원이 보이고

큰길과 이어지는 작은 골목길에는 오래된 도심 빈민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현대식 건물은 없고 과거 좋았던 시절에 지은 집을 보수를 하지 않아 낡은 그대로 산다.

그나마 이런 아파트를 소유한 시민은 중산층에 속하지 않을까?

700백만 양곤 인구를 다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은데

나머지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아갈까?

그리고 저 작은 아파트에는 몇 명의 식구가 살고 있을까?


당당히 탁발하는 키작고 늙은 여승들. 낮은 좌식 의자에 앉아 함께 마셔본 값싸지만 맛이 좋은 스무디 한잔


양곤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보족 재래시장은 휴업날이라 문을 닫아서 둘러보지 못했다.

대신 길 건너 정선상가에서 탁발하는 여승들에게 기꺼이 적선하는 작은 가게 주인들을 살펴보았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800원 주고 산 여러 과일과 재료를 넣어 만든 스무디는 달고 푸짐해서 좋았다.

길거리에 파는 두리안은 포장해 와서 호텔로 돌아와 맛있게 먹었다.

호텔 반입금지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부디 환기가 잘되어서 냄새가 빠져나가길 바랐고

먹고 남은 씨앗은 비닐봉지에 싸서 직접 호텔 외부로 가져나가 버렸다.


좋아하는 망고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고

두리안은 3통이나 사서 먹을 정도로 충분히 즐겼다.

이제는 두리안을 열대과일 중 가장 좋아하는 최애과일로 손꼽아야 하겠다.



양곤에서의 마지막 날에는 호텔에서 가까운 오칼라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장갑만 가져갔을 뿐 골프채, 공, 티, 카트 등을 모두 빌리고

캐디비를 합쳐서 50달러 비용으로 라운딩을 즐겼다.

열대 지역답게 강한 스콜성 비가 한차례 쏟아지긴 했으나

푸른 잔디밭을 걷는 즐거움은 줄어들지 않았다.


~ ~ ~


이렇게 미얀마 양곤에서의 이문화 체험을 마치고

다음 방문 예정지인 태국 콘캔은 볼 것 없는 지루하고 무더운 도시라는 얘기를 듣고

계획을 변경하여 방콕을 경유해 베트남 달랏을 향해 날아간다.


(추신)

미얀마 맛사지 비용은 3만짝, 2명 팁 1만짝 총 1.3만원.

가격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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