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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10. 2020

초읍에서 남문까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오랜만에 초읍 어린이 대공원 앞에서 금정산 남문까지 등반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그중에는 이곳 초읍 어린이공원 뒷산을 매일 등반하는 미산의 산신령이 된 친구,

소일거리로 양산 외국계 담배공장에 다니는 친구,

갑자기 뇌경색 증상이 나타나 위기에서 회복 중인 친구들의

뒷얘기를 들으며 완만한 산등성이를 올랐다.


전날 과음으로 화장실을 찾아 맨 앞으로 달려가는 친구와

한 때 펄펄 날던 친구가 완만한 길을 두고 가파른 지름길을 택했다며

연신 이마에 찬 땀을 닦아내는 것을 보면서

새삼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재 확인했다.  

그래서 이제는 건강을 관리할 때라고.

여러 얘기가 오고 갔고

그중에서 가장 흥미를 끌었던 것은 마주가 된 친구 얘기.

소득이나 재산세 납부가 일정 금액을 넘어서야 마주 자격이 있다는 얘기에 다수가 위축감을 느꼈지만,

마주가 되어 누릴 수 있는 다이내믹한 생활을 즐기는

낯선 투자의 세계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왔다.


자신의 말이 경마에서 순위에 들게 하기 위해 사람들도 잘 못 먹는 진귀한 스테미너 먹이를 제공한다는 얘기,

몇 달간 휴식 후 경마에 참가하는 자신의 말에 배팅하여 큰 배당금을 받는 얘기 등

부동산처럼 한번 투자하고 나면 마냥 오르기만 기다리는 수동적 투자에서 벗어나

단순 투자과 수익 외에 아기자기한 재미를 함께 노릴 수 있는 색다른 투자가 흥미로왔다.

이제는 재정적 여건으로 참여는 할 수 없겠지만,

마주를 친구로 두었으니 옆에서 그 재미를  한두 번은 맛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언젠가는 마주가 되는 희망도 가져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남문을 지나 동래산성의 한 식당에 들러

오리구이와 닭백숙을 먹으면서 상호 간 덕담과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건강을 다짐하면서

여러 차례 웃음과 박수를 치다가  

식당에서 제공한 봉고를 타고 온천장 지하철역으로 내려왔다.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허심청 1층 브로이에 들러 맛있는 수제 흑맥주를 마시면서

지난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알딸딸하게 취기가 더해 갔다.


등산 기록

ㅇ 소모 열량 : 1783.9 Kcal

ㅇ 전체 거리 : 9.31 Km

ㅇ 전체 시간 : 3시간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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