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차 부산에서 출발하여 강릉까지 차로 달려가다가 옥계 휴게소에 들렀다. 지난번 강원 화재 시 휴게소 앞까지 휘몰아치는 불길이 주유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뚝 서서 버티는 소방대원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보여준 TV의 한 장면이 촬영된 장소다. 휴게소 건물 여러 곳과 주유소 바로 뒤 나무들까지 검게 탄 흔적들이 그때의 위험한 순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말 긴급한 순간이었다. 목숨을 내건 소방대원의 용감한 사명감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고성 속초 등 강원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대규모 화재는 불과 18시간 만에 진화되었다. 과거 고찰 낙산사를 태웠던 산불은 회오리치는 화마로 일주일간이나 국민의 마음을 발갛게 태우더니만 이번엔 달랐다. 전국의 소방대원, 헬기와 군인, 민간 진화 전문가가 총동원되어 단숨에 불길을 잡았다. 기적 같은 일이다. 참으로 다행한 일로 모두가 하나 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이 많은 피해자를 내면서 수주일이나 번지는 것에 비해 우리 국민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회사는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이동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운용 관리한다. 매년 화재, 태풍, 침수, 눈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연히 대처해 온 동료들은 그날의 수고에 대해 큰 일 아니었다고 했다. 많은 재해와 사고 발생에 익숙해져 일상사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말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동료들이 대견했다. 순박하고 착한 그러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강원도의 힘을 보여 주는 그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삼척을 지나다가 환선굴, 대금굴로 안내하는 입간판을 만났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려 보았다. 강원도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는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중 대금굴은 5억 3천만 년 전에 형성된 지하동굴로 지하 140m를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야 내부를 볼 수 있는 진귀한 화강암 동굴이다.
풍부한 계곡의 물이 흐르는 덕항산 물골 계곡을 다녀온 뭇사람들의 발밑이 울리는 느낌이 든다는 얘기로 동굴 탐색이 시작되었다. 3년 만에 산 정상에서 물이 나오는 곳을 파고 100m를 내려간 끝에 2003년 2월 25일 물이 흐르는 대형 지하광장을 발견하였다. 문화재청의 동굴 개방 허가를 얻어 마침내 2007년 6월 5일에 5억 3천 년간 외부와 단절되어 있던 지하세계의 찬란한 자태가 드러났다.
다른 동굴에 비해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동굴을 발굴하고, 관광지로 개발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고려한다면 귀하고 귀하다.
우리 발 밑에 어떠한 예측 불허한 것들이 묻혀 있을지 상상을 할 수 없다. 6.25 때 금붙이를 묻고 피난을 갔을지? 고대의 유물이 묻혔을지? 시조새 화석이 온전한 모습으로 묻혀 있을지 모른다. 외국에서는 일반인이 주말마다 금속탐지기로 동네의 땅 밑을 탐지하다가 옛 금화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우리도 경주나 부여, 공주 등 옛 고대국가의 수도를 어슬렁 거리다 보면 보물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대구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금괴가 묻혔다는 소문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우리는 상대방의 속마음은 모르는 체 겉모양으로 평가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실수하기도 하고 사소한 것으로 일비 일비 한다. 사람의 마음을 탐지하는 기계를 발명할 수는 없을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