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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철 Jan 30. 2024

강제 결합 이야기 만들기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6)

아이들 이야기는. 말 그대로 정말 허무맹랑함만 잔뜩 모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기대와 희망 그리고 진심이 담긴 허무맹랑함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환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일부러라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 지금부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만들어볼까?”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 이야기는 이미 허무맹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의도적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해 볼 수는 있습니다. 바로 강제결합 방식 이야기 만들기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창의성을 기르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창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합입니다. 서로 연관된 것을 합치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두 가지를 (또는 그 이상을) 합치기도 합니다. 그것과 관련지어, 줄리언 반스의 소설의 한 구절 읽어보겠습니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Barnes, 2014, 11쪽)     


줄리언 반스가 창의를 이야기한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목을 읽는 순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창의에 대해 잘 이야기해 놓았지!’      


그렇습니다. 창의는 기본적으로 (강제) 결합입니다.  

    

이런 겁니다. 말과 사람을 합치면 어떻게 될까? 그게 가능할까? 누군가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말은 3살이면 어른이 되고 인간보다 50년 빨리 죽기 때문이랍니다(Lucretius, 2012). 그런데 또 다른 누군가는 결합을 꿈꾸었습니다. 켄타우로스! 처음에는 말(言)이 안 되던 것이 점차 말(馬)이 되어가면서 창의가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켄타우로스가 정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켄타우로스’를 ‘실제로’ 본 사람이 있습니다. 실제로 있었다기보다는 켄타우로스처럼 보이는 존재가 있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인디언들은 기병대가 말에서 떨어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 몸뚱이인 줄 알았던 동물이 순식간에 분리되니 놀랄 수밖에 요! 인디언의 눈에는 기병대 병사가 켄타우로스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Borges, 2016: 88쪽).    

 

강제결합을 통해, 말(言)이 안 되는 것을 말(馬)이 되는 창의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강제결합 방식 이야기 만들기 놀이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① 강제 결합 이야기 만들기     


그림 카드를 잘 섞은 다음, 무작위로 몇 장을 뽑아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입니다. 처음에는 1장으로 이야기를 만들다가 카드 수를 점차 늘려갈 수 있습니다. 그림 카드 숫자를 여러 장 고르면 이야기 만들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여 카드 수를 정하면 됩니다.      


이 놀이는 서로 관련이 없는 사물, 동물, 현상 등을 ‘강제’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입니다.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돼지 그림과 모자 그림을 골랐다면, “돼지가 모자를 썼다.”와 같이 간단한 문장을 만들면 됩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갈수록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그림 카드 대신 단어를 활용한 말놀이에서 나온 단어를 활용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끝말잇기 결과를 화이트보드에 적은 다음, 그 단어를 활용해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림을 무작위로 골라주는 파워포인트 자료도 업로드했습니다. 1장(그림카드 1장 선택.pptm), 2장(그림카드 1장 선택.pptm), 그리고 3장(그림카드 1장 선택.pptm)을 골라주는 자료를 따로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림카드 가운데 2장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보여주는 파워포인트 자료





Barnes, J. (2014).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최세희 역). 파주: 다산책방.

Borges, J. L. (2016).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 (남진희 역). 서울: 민음사.

Lucretius, T. (2012).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강대진 옮김). 서울: 아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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