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tim mind 와 Victor mind
2003년 Dell Korea 가 한국에서도 초고속 성장을 달릴 때 종업원으로 딱 2년 일했다. 업무의 양과 스트레스 강도로만 보면, 나의 직장생활 중 최고였던 것 같다. 타회사의 1년 치 사업계획을 델에서는 분기 단위로 세우고, 분기를 13주로 쪼개어 주 단위 목표를 정하고 달성률을 확인한다. 목표 달성률이 낮으면 주중에도 몇 번씩 비상회의를 하고 일 단위로 진척도를 확인하곤 했다. 이 과정을 2년간 반복하고 나니, 업무 전문성은 급속히 성장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런 빡센(?) 실행력을 경험한 Dell 출신 인력을 선호했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한 Dell의 약점은 리더십. 특히 고위 경영자들은 그만큼 성숙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 한 리더가 발표했던 ‘Victim 마인드 vs. Victor 마인드’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이후 나의 일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개념은 매우 단순하다. Victor 마인드(=태도)를 가진 사람은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고, 성공을 위한 계획을 세우며, 오너십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 타입이고, 반면, Victim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매사에 부정적이며, 남 탓을 잘하고, 신규 프로젝트에 대해서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발표를 했던, 그분의 진정한 의도는 알 수 없다. 항상 달성하기 어려운 탑다운 목표를 주면서 목표달성을 위해 종업원들이 더더더… 열심히 일하라고 하는 일종의 세뇌 교육일 수도 있고, 인생을 관통하는 그분 나름의 철학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디서 들었던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인용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분 의도와 관계없이 그 당시 번아웃에 이르러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고려했던, 나에게 다시 한번 더 달려보자는 마음을 다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Victim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매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누군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을 제시할 때, ‘그건 안돼, 이전에 해봤는데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돼’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본인은 비판적 사고에 의한 의견이라고 하나, 이는 조직 전체의 에너지 레벨을 떨어뜨리고, 발제자의 의욕을 갉아먹는다.
특히, 스타트업계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하려는 곳이다. 당연히 없는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 솔루션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믿고 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낙관주의”는 “희망고문”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실을 직시하면서 구체적인 계획과 행동을 수반하면 긍정적 낙관주의 태도이고, 희망고문은 비현실적 가능성과 기대에 집착하게 만든다. 즉, “자기 객관화” 능력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를 만든다.
[참조 링크] https://brunch.co.kr/@eent123/29
지금의 스타트업 현실과 대한민국의 교육, 저출산에 따른 성장 둔화를 감안하면, 우리 다음 세대들의 현실은 긍정적이라고만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적 태도로 긍정적 결과를 믿고, 학습된 비관적 태도의 패배주의와 반복된 무기력함을 물리쳐야 한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서 기대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돌파구가 생기더라. 26년간 업계에서 도전을 해보고 생긴 나름의 긍정적 Victor mind (자기체면)이다. 이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내가 다시 용기 내어 창업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의 돌파구는 언제나 의외의 곳에서 찾아온다. 그리고 온다고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