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운동, 단순한 운동을 넘어 생존의 문제

거북목의 운동 찾기 (PT와 필라테스)

by 혆ㅎ

오랜 시간을 앉아서 컴퓨터를 가지고 일을 하는 일을 가지고 있다. 일이라도 널널하면 좋으련만...

회사 일은 그렇지 못해서 늘 어깨가 결리고 두통이 잦아 고통스러웠다.


증상이 너무너무 심해져서 정형외과에 가서 물어보니, 의사 선생님이 모니터에 나의 상태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거북목이에요.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해주시고요. 어쩌고 저쩌고"


직장인 검진에서 이미 거북목을 진단받았기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이번엔 좀 고치고 싶어서 도수치료까지 받았다. 1회째에는 너무 좋아서 쭉 다니겠다고 결심했는데 2회째부터는 비용에 비해 좋다고 느끼지 못해서 연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손목 저림까지 느껴졌다. 손목 엑스레이를 찍었으나 아무 문제없다며

목부분이 경직되어 손목에 이어진 신경이 눌린 것이라고 했다.


"돈 벌려고 장시간 일하는데 내 몸이랑 바꿔가며 일하고 있구나...!" 자본주의의 힘없는 직장인은 슬펐다.


아무튼 이런 시기에 지인 덕분에 체형교정 프로그램을 받아볼 기회까지 있었는데, 지도사는 내 몸에 근육이 없다며 운동을 꼭 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누워있는 게 나에게 더 자연스러운 자세인 게 보인다고 해서 얼마나 민망했던지.


평소 내 자세가 누워있는 것이 기본이며 어디에 늘 기대어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듣자마자 내 방에 있는 삼각 등받이 쿠션이 떠올라서 민망하고 놀라웠다. (이 분의 통찰력은 너무 정확해서 내 방 어딘가에 CCTV라도 달아두신 게 아닌지. 사주보고 나온 기분이었다.)


몸의 신호와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기반으로 나는 헬스와 필라테스를 놓고 고민하게 되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퍼스널 트레이닝, 이른바 피티였다! 일단 직장동료들이 많이 하고 있기도 했고, 피티를 하는 순간 엉덩이는 빵빵해질 것 같고 복근이 생겨서 크롭티만 입고 다닐 것 같은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동네 여기저기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내가 생각한 것보다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동네 시세를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비싼 건 아니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야 구두쇠 직장인...ㅎ


가격적으로 아직까지 부담스럽다고 여겨지는 피티는 제외하고 나니, 남은 다음 후보는 필라테스였다.


"그래, 내 몸이 지금 바로잡혀있지 않은 상태인데 PT를 받으면, 안 좋은 자세에 근육이 쌓여서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필라테스로 몸을 교정하고 PT로 넘어가는 거야."


라는 그럴듯한 생각과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필라테스 다니려고 상담받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화요일 저녁 6시 반 이후예요~"

" 네 가능하세요~ 예약 잡아드릴게요."


상담 예약을 마치고 친구들에게 필라테스 할 거라고 소문을 내고 나니, 친구들 중 한 명이 자기는 필라테스 선생님과 안 맞았다며 체험이 있는지를 물어보라고 했다. 역시 집단 지성을 활용하면 이런 굿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어, 상담시간을 무료체험시간으로 바꿨다.


사실 나는 타 지점 필라테스 1회 무료체험 경험이 있긴 했다. 다른 지점이었는데, 기존에 요가를 몇 년이나 해왔기 때문인지, 약간의 근육을 더 쓰는 것 말고는 그렇게 더 낫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상담이 너무 영업적이라고 해야 할까. 고무줄 가격 같다는 생각에 신뢰를 잃어 그 지점도 제외시켜버렸다. (그저 예민한 소비자라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번 지점은 가격 고무줄 느낌도 없고 체인점이라 회사 주변에도 있어서 이용이 매우 용이할 것 같았다.

다만, 선생님들의 경력이 화려해 보이지도 않았고, 체험수업이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 경직된 목과 몸을 풀기 위해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필라테스 3개월, 24회를 등록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필라테스 15회가 지난 시점인데, 지금까지의 총평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모두 엄청 잘 가르친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복근이 생기거나 드라마틱하게 몸이 멋져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출퇴근 지하철 계단에 덜 헐떡거리게 되고 어깨 결림과 두통, 손목 저림도 거의 없어졌다.

주 2회를 다니려던 필라테스는 어느새 그저 재미있다는 이유로 주 3회씩 가고 있다. 숨이 차고 심장박동이 빨라져서 그런지 (도파민이 나온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운동에 점점 중독되고 있다. 거울에 비친 나의 상복부의 복근을 보고 감탄하고 소수점 단위로 늘어난 근력량과 줄어든 체지방률을 보며 신나 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단순히 멋져 보이기 위함도 있겠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사무직 노동자의 생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모든 일들이 컴퓨터와 기기 앞에서 일어나는 것을 생각해보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러므로, 회사일로 체력이 갈리기 전에 안전벨트를 만들어 두고 대비해야 한다.


일상의 사소한 변화에 내 거북이 동료들에게도 운동을 권장하고 싶다.


친애하는 나의 거북이 친구들,

아직 날이 쌀쌀, 선선한데 이때를 노려야 합니다. 지금부터 몸을 만들어야 여름에 가볍고 멋지고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을 수 있다고요.. 고개를 들어 필라테스 간판을 보고 들어가십시오. 구석구석 동네 무료체험을 다녀보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등록하십시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줄어들일 만 남았으니 소중하게 여기고 보살펴야 합니다..


- 오전 필라테스를 마치고 온 거북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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