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물건 좋아하거든? 부러워 엄청 부러워!! 사고싶다고!
계절별로 옷이나 신발을 자주 사는 내 동생과 달리 나는 물건을 많이 사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물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꿈이 자주 바뀌었던 어렸을 때,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을 정도로 나름 좋아했다. 다양한거, 색채에 열광하는 내가 그런 걸 좋아하지 않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첫번째, 제한된 공간 안에서 쾌적함을 유지하다보니 무작정 물건을 살 수가 없다.
내가 사는 공간이 그렇게 넓지 않아서 나는 늘 정리를 해야한다. 물건들을 잘 수납하고 압축해서 넣어둬야 내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특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사고 싶어질 때, 재고조사라는 명목으로 계절에 해당하는 옷을 꺼내 보면 이거 이렇게 입어야지, 저건 저렇게 입어야지 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그러면 새로운 옷이나 신발을 사지 않아도 그 계절을 잘 입으면서 넘길 수 있다. 더군다나 어차피 나중에 돌아보면 입는 것만 입지 않나..? 내 동생 및 친구들은 자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고민하지도 않고 사버리는 것 같아 아쉽다.
두번째, 쇼핑할 때 마다 환경문제가 떠오른다.
패스트 패션으로 요즘 말이 많다. 옷을 구매하면서 드는 여러 생각 중 하나는 이 포장지, 이 비닐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옷도 2-3년 계절이 돌아올 때 많으면 10번정도 입고 버려지겠지? 얘는 내가 버리면 어디로 갈까. 어떻게 처리될까. 태워져서 대기오염을 일으키거나, 묻혀져서 썩지도 않고 토양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항상 뭔가를 할 때 인과관계를 철저히 따지고, 책임감이 투철한 다소 답답한 성격이라 그런지 생각도 상상력도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세번째로, 금전적인 부분 & 페미니스트적인 부분 때문이다.
여성은 사회에서 꾸밈을 많이 요구 받는 것이 사실이다. 오래 전부터 외면적으로 요구되는 여성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가. 여자는 자고로 피부도 좋아야하고, 몸매도 날씬해야하고, 화장도 해야하고 ..
자아 표현과 자기 만족 등의 부분에서 어느정도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면 즐거움을 느끼고 콤플렉스를 보완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 완전히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투자하지 않는 것도 별로다.
다만, 이러한 꾸밈비용이 지출 상당 부분 차지하면 너무 아깝고 불안하다. 옷과 신발 등은 한 철이고 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여성 임금이 높지않고 노동시장에서의 수명도 전문직이 아닌 이상 길지 않은 편이다. 저임금, 저수명일자리이다보니 결혼을 해도 하지 않아도 홀로 서기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더 생산적으로 사용해야한다. 그래서 나는 그런 새로운 옷과 신발을 살 때, 저 돈으로 주식을.. 저 돈으로 저축을.. 저 돈으로 시드를...모으자는 생각이 든다. 결국 돈이 많으면 샀겠군!
물론 위와 같은 이유와 완전히 대비되어 사야하는 이유도 많다.
내가 엄청 근사했을 때 올 수 있는 의외의 수 많은기회들이 있을 수도 있고, 이미지의 변화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나이라서 해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나의 미니멀 가치관들이라 누구한테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위에 써놓은 것처럼 나조차도 <환경문제 vs 자아 표출 문제>,<금전문제 vs 이미지 변화 가능성> 등 가치관 충돌로 늘 고민하는 주제니까. 그저 각각의 장단점을 보고 각자의 삶의 방식에 적용할 수 밖에 없겠지.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