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직장인의 평일 휴가

야호 나 오늘 휴가다!

by 혆ㅎ

외국계 직장인은 휴가가 많다. 아니 똑같은데 아마 그냥 많아 보이는 것일 수도.

기본적인 휴가 외에도 회사 문화 차원에서 조기퇴근 때문에 주어지는 휴가가 생기고

휴일 일하면 수당으로 주는 게 아니라 대체 휴무로 줘서 남이 보기에는 휴가가 참 많아 보이는 것 같다.

휴가 다녀오면 어차피 일 많아지고 결국 야근하는 거 그냥 돈으로 받고 싶습니다...?


대학원생인 내 동생과 자영업인 아빠는 이런 나를 매우 부러워한다. 백수 같다나

거기에 코로나로 몇 년간 재택을 해서 실질적으로 회사를 한 반년 갔으니, 그렇게 말할 만도~


대신 일할 때 강도 높게 일하는 것이 단점.

다른 회사는 연차 안 쓰면 돈으로 준다는데 그런 것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서론이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휴가에 대해서 쓰기 위해서다.

그리고 마침 이 글을 쓰는 오늘이 휴가이기 때문이지.

주말이면 사람이 많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핫한 카페를 골라서 앉았다.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라테를 시켰는데 '5천 원에 양이 겨우 이 정도라고?' 싶었다.


거기에 책상은 왜 이렇게 흔들려...

어제까지 따뜻했던 날씨도 점점 으슬퍼졌다.

그래도 꾸역꾸역 맥북프로를 켜놓고 약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서

맥북 키보드의 키감을 느끼면서 작가 놀이를 하면...! 이것이 휴가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금이라는 거지


알차게 휴가를 보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본다.

평일에 못해본 것을 해보는 게 좋겠지. 여행만 한 것도 없는데.

금요일, 월요일을 연달아 쉰다면, 여행을 가겠지만 내 주변에 막상 같이 시간 내서 갈만한 친구 연인도 없다.

그들은 휴가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내 휴가는 수요일이다.


하지만 괜찮다. 혼자 놀기를 잘하는 나는 일단 해야 할 일을 적어둔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나는 오전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늘 휴가 아침에는 필라테스를 넣어둔다.

아침에 예쁜 운동복을 입고 머리를 질끈 묶고, 애플 워치를 차고 갈 준비를 한다. 이런 과정은 뭔가 시간이 많고 여유로운데 건강 관리하는 부자 같은 느낌을 줘서 만족감이 높아진다. 나만 그런가. 허세 가득, 나에게 취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엄마표 집밥에 샐러드에 리코타 치즈랑 삶은 계란.

(리코타 치즈는 동생이 먹겠다고 사달라고 해놓고 한 번도 먹지 않아 내가 처분하고 있다.)

설거지를 하고 양치를 한 뒤, 맥북이랑 아이패드, 전자책을 챙겨서 나간다.


곧 여름이니까 샌들에 어울릴 패디큐어를 받는다. 평일이라 사람도 없어서 쾌적하다.

하늘색 패디를 하려고 했는데, 마땅한 색이 없어서 다시 흰색과 분홍색 중에 고민했고, 그래 기분을 내자는 생각에 분홍색을 했는데 역시 흰색을 할 걸 그랬다. 발이 더 죽죽 해 보여 슬프다.

네일아트 직원은 인터넷에 유명한 간호사의 무심한 일처리를 따라 하듯 무신경하고 빠르게 작업한다. 무슨 색인지 발색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후 여기 다시 안 오려고 했는데 다른 데보다 저렴해서 자꾸 오는 내가 문제지.

그렇게 오늘 미션을 클리어하고 카페를 왔다.


할 것도 많은데 왜 이렇게 하고 싶은 것부터 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카페에 오자마자 맥북프로 키감을 느끼면서 작가 놀이를 하고 싶어서 제일 먼저 글을 썼는데,

사실할게 많아서 이제 글도 마무리해야 한다. 어떻게 마무리 하지.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카페에서 나는 밀린 일처리를 할 거고.. (정말 하기 싫다)

하기 싫어서 똑같은 말 반복하고 있다.

책도 조금 읽고, 집에 돌아가서 방 정리와 옷 정리를 다시 할 것이다.


오전 필라테스가 자극이 적어서 저녁 수업도 갈까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본 자미두수에 탐랑이 있으면 운동을 좋아한다던데

나는 지금 중독 수준인 것 같다. 다른 거 중독이 아닌게 어디야.

짱이 되어야지. 몸짱


여기까지가 휴일 15시 40분까지의 직장인의 휴가였다.

평소에 못하는 것을 하기 위해 일할 때만큼 열심히 다녔다. 뿌듯하다.


이제 해야 할 일을 하러 간다.

안녕...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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