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살 때
거창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다기보다는, 스스로가 현재 지니고 있는 화두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어느 배우가 말하길,
“제가 보고 싶은 모습을 남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청춘이라는 단어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단어의 원래 뜻이나 싱그러운 어감보다 풍요로움에 부닥치려고 하는 시대 속 뭔가 하나씩 잃어버린 세대들의 상징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청춘은 이러이러하다’, ‘청춘이라면 어찌어찌 해야 한다’ 등에 대한 말을 아무 의심없이 믿어서 마음 한 켠의 상처를 스스로 생성하게 내버려둔 내 실수도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보니, 나 스스로를 청춘이라는 단어에 가둬버릴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같은 상처라도 청춘보다는 인생이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 조금은 덜 무겁다.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진다.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걸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직 이 시간을 직면하고 버텨내는 것만이 가능하다. 그 시간 속에서 나 스스로를 증명해 보이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내일이 오늘 같을 수 있겠지만,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맹목적인 희망을 기대하는 마음보다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는 편이 살아가는 데 더 유용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