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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Nov 30. 2021

길거리 옷차림 ; 한국에서

2021.11.01~2021.11.30

겨울은 만물이 저무는 시절이라고 생각했다. 군청색 코르덴 패딩에 흰 티셔츠를 빼 입고, 같은 색감이지만 좀 더 바란 두꺼운 면 바지에 마무리는 또 같은 색의 스웨이드 독일군 운동화였다. 전형적인 MZ 세대 옷차림이었다. 다만, 복슬한 머리 모양이 예뻤다. 그 청년이 앳된 목소리로 전화를 한다. “사랑니를 빼야 하는데요.” 그 순간 겨울은 다시 태어나는 준비를 하는 계절이라고 보였다. 


“몰스킨을 쓰시네요?” 나의 리미티드 에디션 몰스킨을 알아본 그 신사는 단정한 휴고 보스 블레이저를 걸치고, 튀지 않는 오메가 시계를 찼다. 신사 분의 목소리만 들어도 공중에 고딕체 글씨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 목소리의 내용도 참 올곧았다. 얼마 뒤, 다시 만난 신사 분은 딱 맞춘 코트에 버버리 머플러를 두르고, 손에 커피를 교교하게 들고 있었다. 허리는 여지없이 꼿꼿하고 말이다. 오늘날, 작금에도 사대부 양반이 살아있다면 저런 멋일까?        




싸구려로 보이지 않으려면

싸구려 옷을 입지 말거나

싸구려처럼 입지 말거나





매월 마지막날 길거리 옷차림

::

1000명의 옷차림을 

관찰할 날까지

1000명의 옷차림을 

기록할 날까지



글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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