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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Nov 30. 2022

피아노 선생님께 보내는 마지막 스물다섯 번째 편지

4-25

선생님,  

제 피아노 소리는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잖아요. 

그게 다 제가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죠. 

겹음이 하나의 소리로 나지 않는 건 제가 건반을 누르지 않는 탓이고,

앞선 마디의 소리가 아직 나는 건 제가 페달을 떼지 않는 탓이죠. 

연습 부족이 자명한 소리에요. 

건반을 덜 누르는 건, 그러니까 누르다 마는 건

제가 잘못 친 건반 소리가 덜 들리기 때문이거든요. 

페달을 주구장창 누르는 건 소리가 아무래도 퍼지니 

제가 잘못 친 건반 소리가 그럴 듯하게 나기 때문이거든요. 

틀리는 게 들통나기 두려워서 어물쩍거린 거나 다름없어요.

물론 옛날에는 이 나이가 되어 피아노를 다시 칠 줄 몰랐겠지만,

뭐든 개선할 수 있는 나이에 대충, 적당히 해버려서 

스스로 화근을 만든 셈이에요. 지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건반을 깊숙이 누르고, 페달을 제때 떼는데요. 어째 잘못 친 건반인데도 똑바로 하니 듣기가 썩 나쁘진 않아요. 


이런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가 궁금하다면

https://youtu.be/BL1XPlWz4HY

https://youtu.be/w7UwFcIGQgY

https://brunch.co.kr/@eerouri/149


글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자 합니다


<둥글게 둥글게>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마지막 편지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하농

- My Life but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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