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노트

우리가 물리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나는 물리학으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 책을 읽고,

by 이소 시각

작년에 <넥스트 씽킹> 책을 읽고 물리학자들의 사고에 매료되어 관련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제일 많이 보았던 영상이 ‘김상욱 교수님’ 영상이었다.


교수님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물리학에 관심이 생겼다. 물리학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로 더 크로스 출판사 <나는 물리학으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 서평에 선정되어 책을 읽었다.


저자 ‘하시모토 고지’는 영화 <오펜하이머> 자막 감수를 했고, 과학 에세이를 쓰는 물리학자다. 저자 스스로 물리학자의 일상을 아주 즐겁게 살아가고 있고, 그 즐거움을 이 책에 엮어 두었다. 어떤 희한한 현상을 보면 그는 원리를 밝혀내고 싶다는 의식이 샘솟으며 어떻게 밝혀내지 싶을 때, 실마리가 되는 것은 ’비슷한 다른 현상은 없을까?’라는 ‘닮은 꼴 찾기’를 한다고 한다.


그의 닮은 꼴 찾기 에세이를 읽으면서 물리학 공부를 해야 하는 명확한 목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리학이란 무엇인가?

자연 현상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와 법칙을 구성하는 자연과학이다. 물질, 에너지, 힘, 운동 등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물리학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 세계 속에 사는 인간, 동물도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고,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라고 부르는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나는 물리학으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

책에서 이야기하듯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물질, 힘, 운동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물리학을 하나의 렌즈로 삼아 물질로 이루어진 삶에 비춰 보게 되었다.


뉴턴의 제1법칙 ‘관성 (F=ma)’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물체는 그 운동 상태(정지 또는 등속 직선 운동)를 유지하려 한다.


- 정지 관성: 정지해 있는 물체가 계속 정지해 있으려는 성질

- 운동 관성: 운동하던 물체가 계속 등속 직선 운동을 하려는 성질

- 질량이 클수록 관성이 크고, 질량이 작을수록 관성이 작다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지만 늘 같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계속해오던 일을 하게 된다.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말이다.

오래된 습관은 질량이 큰 물체처럼 강한 관성을 가진다. 새로운 시도는 아직 작은 힘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쉽게 멈춘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작은 시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그 움직임에 점점 관성이 생긴다. 마치 물체가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계속 나아가려는 성질을 갖게 되듯이. 물리학의 관성 법칙은 이런 습관의 지속성을 떠올리게 한다.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Entropy)’

외부에서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는 한, 모든 고립된 계의 무질서도(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 무질서의 방향성: 정돈된 상태에서 흩어진 상태로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흐름.

- 비가역성: 한 번 흩어진 에너지는 저절로 원래의 유용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 에너지 주입의 필요성: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을 거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삶이 유지될 것이라 착각하지만,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많은 것들이 서서히 흐트러진다. 마치 엔트로피 법칙이 보여주는 방향성처럼 말이다.


물론 우리 몸은 음식과 공기를 통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열린 계이기에 기본적인 항상성은 유지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쏟지 않는 관계, 건강, 그리고 지적 예리함은 자연스럽게 퇴보한다. 정돈된 책상이 며칠 만에 어지러워지듯, 관리하지 않는 몸과 마음의 어떤 영역들은 무질서의 상태로 빠르게 회귀한다.


엔트로피 법칙은 우리에게 ‘노력의 비용’을 상기시킨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가진 한정된 에너지를 어디에 투입하여 ‘질서’를 유지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모든 곳에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면, 흐트러지는 것들 중 무엇을 먼저 붙잡을 것인가? 물리학의 엔트로피 법칙에서 영감을 받아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매일 쏟는 노력은 결코 헛된 수고가 아니라, 삶의 무질서에 맞서 나만의 질서를 창조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게 된다.




물론 인간의 삶은 물리 법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심리학, 사회학, 생물학 등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관성의 법칙이 보여주듯, 그 흐름이 유지될 것이고, 엔트로피 법칙이 보여주듯, 노력 없이는 많은 것이 흐트러진다.


지금 사소한 나의 행동과 생각들이 당장의 결과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결국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리학은 나에게 작은 노력의 지속이 헛되지 않다는 믿음을 준다. 그래서 나는 물리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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