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요량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쓰겠습니다.
"그저 꾸준히 쓸 수밖에요."
새로운 2020년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던 1월 한 달이 벌써 지났다. 구정 연휴까지 막을 내린 2월, 본격적인 한 해의 시작이 이제야 실감이 난다. 어색하던 '2020'이란 숫자가 이제 좀 익숙해진 지금, 그제야 작년 한 해를 겨우 회고해보게 된다. 늘 그렇듯 남들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결코 짧지 않은 우리네 인생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차가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공사 다망했던 나의 2019년은 나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런 셈이었다. 마냥 뜻한 바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돌아보면 참 내게 여러모로 의미 있던 한 해였다. 전력을 다해 뜀박질했던 적도 있었고, 그러다 지쳐 널브러진 채 아무 생각 없이 보낸 나날도 있었다. 그러나 매 순간 속에서 놓지 않았던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쓰고자 했다는 점. 결과적으로 바로 이 단순한 한 가지가 2019년 나의 유일한 자랑거리가 되었다.
재능 있는 사람만이 빛나 보인 다고 믿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내게는 그런 재능이 없다며 한탄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음을 이젠 안다. 대신, 재능이 없다면 적어도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고자 했다. 그것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내가 선택한 차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습관처럼 하던 독서에서 한 발 나아가 우연찮은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았으나 꾸준히 하다 보니 대수로워졌다. 좋아하는 마음 한 켠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라나고 있었다. 예전에는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 했을 ‘재능’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되짚어 생각해보게 된다. 눈부신 빛까진 아니어도 아주 자세히 보면 은은하게라도 빛나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재능이라는 단어 속에도, 혹은 재능을 가진 자들 중에도 나름의 차별과 경중의 구분은 있지 않을까 하며. 그래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만 한다면 그 ‘재능’의 끄트머리 어디쯤엔 매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기도.
2020년에도 꾸준히 글을 쓸 요량이다. 나의 꾸준함과 다른 사람의 재능을 함께 겨루며 경주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다. 찰나의 번뜩임은 없을지라도 내겐 다른 것이 있노라며 항변하듯, 혹은 읍소하듯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하겠다. 업을 접고 전력으로 ‘쓰기’에 매진하는 것조차 아니라면 꾸준히 하지 아니함에 다른 변명을 댈 것도 없다. 그렇게 매진하다 보면 무언가 보이겠지. 다른 풍경 펼쳐질 순간이 올지도. 그때에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그저 꾸준히 쓸 수밖에요." 이렇게 담담히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