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나왔고, 졸업식만 남았다.
코로나로 연기된 졸업식은 아직 기약이 없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학위는 나오니
이제 공식적으로 로스쿨 생활이 끝이 났다.
어떻게 그 두 해를 지나왔을까.
되돌아보면, 모든 게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 안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
잘해야만 한다는 압박 속에
나는 늘 허둥지둥 뛰고 있었다.
남들보다 한 발짝 느린 기분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또 애썼다.
스트레스는 컸지만,
이상하게도 예전 회사 다닐 때의
그 답답함과는 달랐다.
그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왜 살고 있지?’라는 질문만 가득했다.
그에 비해 지금의 스트레스는,
그저 ‘아직 나는 부족하다’는 현실에서 오는 거였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 했고,
그 노력은 오히려 나를 채찍질하게 만들었다.
회사에서의 나는,
이미 알고 있는 걸 탈탈 털어 쓰는 삶을 살았다.
더 이상 배울 게 없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노력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스스로를 갉아먹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전공.
내가 쌓아온 커리어나 명성은
이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고,
그저 또 하나의 학생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처음부터 채워야 했다.
내면을, 실력을.
어느 때보다도 깊고 성실하게.
솔직히 말하면,
이 2년이 나를 완성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엔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2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훨씬 단단해졌다.
그건 분명하다.
나는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구나.
그런, 아주 소박하고 조용한 자신감이 생겼다.
무너질 듯 위태롭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건 작은 기적이었고,
내가 나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코로나는 여전했고,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했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했다.
앞으로도 나는, 어떻게든 해낼 거라는 것.
나는 하루하루, 계속 어제의 나를 넘어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