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운전이라 죄송합니다

설렘

by 정은영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 그때를 놓치면 두 배 이상 힘들다. 그런 것 같다. 두려움과 설렘을 한 아름 안고 차에 올라타 운전대를 잡았다. 걱정스러운 눈빛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뒤로하고, 지인 동생에게 부탁하여 드디어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를 운전하면 현타가 온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그럴까 싶었다. 직진하는 내 차는 중앙으로 가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왕초보 운전인 내 차는 좌우로 치우쳐 가는 모습이 위태위태했는지, 조심하라는 짧은 경적을 울리고 내 차를 추월해 가는 차를 보며 "와…" 부럽다는 생각은 마치 민트 향이 몽글몽글 내 마음에 피어올라 내 코와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언제쯤이면 저 많은 차들처럼 능숙하게 차로 변경과 좌우회전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초보 중의 초보 운전 차량임을 직감한 차들은 고맙게도 알아서 피해 준다. 하지만 간혹 큰 관광버스가 2차로를 가는 내 뒤에서 빠르고 큰 경적을 울린다. 빨리 가라고 ㅜㅡ. 어쩔 수 없이 추월차선으로 변경해 준다. 일부러 출퇴근 시간을 피해 점심때 지나서 나왔지만 역시 초보 운전자에게는 너무나 힘든 운전 연습인 것 같다. 그래도 난폭 운전하시는 분보다 매너 운전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기가 죽지는 않았다.


초보운전이라 죄송합니다.. 직진은 어느 정도 할 수 있겠지만 우회전 좌회전 코너링은 내겐 너무 힘들다. 연수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온통 내 머릿속에는 도로 운전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안되면 운전연수 유튜브 시청하고 복습까지 해본다.

경차를 구매하고 운전을 시도한다고 오 남매 카톡방에 문자를 남기니 큰 언니 왈 "은영아! 카페 가자." ㅎㅎ

경차든 뭐든 내가 운전을 시작한 것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말은 다 맞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운전만큼은 때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내가 운전을 하겠다고 경차를 구매한다고 하니 남편은 적극적으로 말렸다. 운전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해 설득해도 남편의 반대는 완고했다. 남편은 나에게 방어운전이 가장 중요하니 연설을 장황하게 하셨더랬다.


운전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는 그분이 오신다고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해가 간다.

오늘 낮에 운전 연습을 받다 신호 위반 차량 때문에 사고 날 뻔했다.

화​내기​를 더디 하는 자​는 분별력​이 풍부​하지만, 조급​한 자​는 어리석음​을 드러낸다.
잠언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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