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유학, 이민, 역이민

대학은 호주로?

by SueB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로 진학을 실패했을 때 우리는 흔히 유학이라도 갈까 고민한다. 한국에서 한국말로 공부해도 실패한 것을 외국에서 외국어로 공부해서 진학하는 것은 쉬운 일일까?


물론 돈만 주면 받아주는 대학교(?)가 있기는 하다. 영어를 못하면 그 대학에 속한 영어코스를 6~12 개월 수강한다는 조건으로 입학을 허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대학들은 사립전문대들로 졸업해도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곳들이다.


3년 이상의 과정인 Degree를 받을 수 있는 일반대학들은 고등학교, Foundation 과정 또는 다른 대학과정의 성적표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성적표를 요구한다.


대학에서 일을 할 때 전국대학 Conference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다양한 강의나 토론회의 주제들이 유학생들의 비율과 대학경영에 관한 것이었다. 호주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지나치게 높은 유학생들의 비율과 특히 유학생들 중 높은 비율의 중국학생들의 수에 우려를 표현하였다.


점점 커져가는 대학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케시카우인 유학생들의 수를 늘릴 수밖에 없었지만 동시에 학습 수준문제나 유학생들이 어떤 이유에서 든 지 더 이상 오지 않을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시 정부의 독립기술이민 조건 완화로 인해 몰려 들어오는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한동안 기형적으로 규모를 키워 나가야 했던 일부 학과들은 정부정책이 바뀌자 다시 그 규모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에 더 해 코로나라는 상상도 못 했던 재난으로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호주를 떠나게 되고 2년이란 기간 동안 외국인들의 출입을 통제한 호주정책에 따라 대학들은 그 규모를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여야 했다. 그 덕에 나도 얼떨결에 조기은퇴를 할 수가 있었고... 최근에 다시 호주의 문이 열리면서 관광객, 워킹홀리데이, 유학생 그리고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들어와 일자리와 주거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과 맞물려 생활을 해야 하는 유학생활이 과연 자기 나라에서, 자기 집에서, 살며 공부하는 것과 비교해 쉬운 일일까? 운이 좋아 대학문이 쉽게 열려 입학할 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한국에서처럼 단순 암기보다는 충분한 학습을 통해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토론과 논리적인 자기의 의견개시를 중시 여기는 호주대학수업들은 한국에서 교육받은 아주 일부의 학생들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학생이 처음으로 집을 떠나 독립된 생활을 하며 공부를 해야 한다면 그곳이 한국이어도 한동안 힘들 것이다. 그런데 그곳이 문화도 언어도 다른 곳이라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준비했으면 좋겠다. 또한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대부분 밖에서는 더 열심히! 심하게 샐 것이란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마 미국보다는 호주가 학비도 싸고 안전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호주에서도 자기 조절이 잘 안 되는 학생들에게 술, 도박 그리고 마약의 유혹이 아주 가깝게 있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어린 학생들이 쉽게 빠져들 수가 있다.


20여 년 전 유학원/여행사에서 일을 할 때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온 손님 중 그런 경우가 있었다. 언니와 동생이 공부하러 왔는데 동생이 약에 중독되어 부모님들이 같이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동생은 공항에서 도망을 가버렸다. 결국 아버지가 호주로 와서 언니와 함께 동생을 강제로 데려가서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얼마 후 그 병원에 불이 낫고 지하병동에 잠겨있던 문 때문에 탈출에 실패한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때 그 동생도 그 안에 있었다고 한다. 그 뒤 그 부모와 언니는 어떤 악몽 속에 살아야 했을지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우리가 보고 듣는 소식들은 대부분 성공 스토리들이다. 힘든 것을 이겨내고 성공을 했을 때 그 이야기를 주위에 알리는 경우가 많기에 더 많은 실패한 경우의 이야기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중요한 선택 앞에 너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모님 또는 학생들에게 나는 항상 그 경우의 수에 대한 경고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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