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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Aug 21. 2024

시골바람

시골바람


어스름한 저녁에 누운 해

매미 눈치를 보던 여름 귀뚜라미가

무성히 자란 풀 사이에서

뚜르르 뚜르르 나지막히 운다.


변산 변두리 넓은 물가 저수지를 

머리맡에 모시고 앉은

낡은 집 뜰에서 

너의 목소리 듣는다.


가녀린 목소리 실은 바람이

귓가를 스쳐가는데

이 시골 바람이 내 목소리도

네게 실어다 줄 수 있을까.


맑은 저수지 훑으며 지나온

시원한 바람에

수줍은 귀뚜라미 소리 담아

너에게 보내주고 싶은 밤이다.


 - 2024, 도서출판 책나라 <하늘 한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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