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콩강변에 바짝 붙어 있는 8개의 방 앞으로는 잔디를 조금 심어 놓았고 그 앞쪽으로는 모든 게 탁 트여있다. 그래서 베란다 쪽의 전면 창 밖으로는 메콩강이 가득하다. 밖에서 누가 들여다보거나 넘어올 일도 없어서 잠들기 전에는 커튼을 활짝 열어둔 채로 잠든다. 암막커튼이 있지만 아침에 제 때 일어나려면 점점 밝아오는 빛에 눈이 부셔서 천천히 잠이 깨야 잘 일어날 수 있어서 암막커튼을 열어 두고 자는 것도 있다.
보통은 출근 전쯤, 적당히 해가 올라와있는 시간에 깨는데, 하루는 개운하게 잤는지 훨씬 일찍 눈이 떠졌다. 어렴풋이 보이는 창 밖의 색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메콩강 뒤에서 천천히 올라오던 태양은 그날의 습도와 하늘의 구름에 따라 하늘빛이 각양각색으로 변했다.
강에 부딪히는 수면 근처로 은은하게 붉그스름하면서도 노르스름하게 번지듯 올라오던 색깔은 살짝 투명하게 올라가다가 은은한 푸른빛으로, 더 진한 파란빛으로 퍼져있었다. 일분일초가 하늘과 강물을 다르게 물들였다. 그 와중에 이른 아침에 어망을 걷으러 배를 뛰우고 지나는 어부가 강 가에 하나의 줄을 그으며 울렁거리며 지나가는 광경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어떤 좋은 카메라가 일분일초마다 바뀌는 하늘빛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까?
바람이 강물에 닿아 선율을 만든다.
찰랑 찰랑 착 착-
정신만 차려졌지 눈은 비몽상태인 채로 그 색감을 놓칠까 봐 핸드폰을 집어 들고는 연신 사진을 찍었다. 유리창에 내가 비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 찍으니 아침의 공기가 차갑다.
이곳의 아침은 매일이 이런 모습이겠구나. 해뜨기 직전이 가장 황홀하고 다채롭다니.
그렇게 이른 아침마다 해뜨기 직전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네 시 반쯤에는 꼭 눈을 떴다. 그리고 누운 채로 바깥을 보며 오늘의 하늘을 보고 하늘이 비친 메콩강을 보며 해가 떠오르며 변하는 하늘을 십 여 분간 보았다.
한숨이라도 더 자려고 매일 밤마다 암막커튼으로 창을 막고 잤다면,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는 걸 피하려고 안대까지 쓰고 잤다면, 이 방을 떠나기 전까지 이 광경을 볼 수 있었을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매일을 같은 방에서 지내도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는 곳.
뜻밖의 부지런함은 이런 감동을 주기도 하는구나.
우연이 겹쳐져 보게 된 첫 번째 일출 때 비가 쏟아져서 이 모습과 달랐다면 나는 매일 아침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일찍 눈 떴다 다시 감는 걸 매일 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내일의 새로운 아침을 기대하며 잠드는 게 가능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