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사람을 살린다

우울증 환자에게 날씨란

by 해봄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거나,

아침마당에서 우울 관련 전문의가 나오거나

초록창에 '우울증 극복법'을 검색해 보아도

꼭 나오는 내용


햇빛 쬐고 산책하기




오늘의 하늘은 청아함, 그 자체였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내 방 창문 밖의 하늘색과 상쾌한 바람이 참 기분 좋게 느껴진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매일 한 번쯤은 산책을 하려 노력했지만, 계속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는 우울과 무기력을 더 극대화시켰다.

햇빛이 강렬하게 쬐는 여름날에는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어지럼증이 밀려와 걷지 못하곤 했다.



오늘 오전, 사야 할 생필품이 있어 잠시 나왔다가

가을의 날씨를 만났다.

'드디어 왔구나, 내가 혼자서도 안전하고 기분 좋게 밖에 나올 수 있는 날씨가...!' 설레는 마음에

볼 일을 보고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치 계획이 알차게 가득한 파워 j 성향에다가 유치원에서 근무하며 강박까지 추가된 나에게는

엄청난 결심이었고, 반가운 변화였다!


나도 드디어 나를 옥죄는 강박에서 조금씩 벗어나는구나...!


동네 공원을 산책했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청아한 하늘에 요 몇 주간 계속 우울 상태였던 기분이 조금은 좋아졌다.


"꺄!! 날씨가 이렇게 좋다니 너무 행복해!!!"정도의 감정은 느끼지 못하지만,

휴, 매일 이렇게 좋은 날씨라면
어찌어찌 버텨내어 살아갈 수 있겠다

라는 마음에 흐뭇해졌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우울이 없던 시절로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겠지,

완전히 돌아가진 못하더라도 더 가까이 갈 순 있겠지....!


날씨 덕분에 덜 우울했고

쾌청한 날씨 덕에 오늘은 '희망'이라는 빛이 보였다.

이렇게 날씨가 사람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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