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로 방황하는 이삼십춘기들에게

적성에 맞는 직업?

by 해봄

'진로와 적성'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많이 언급되는 단어이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실상 진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나이대가 다양한 것 같다.

어찌 보면 평생의 고민 같기도 하다.


학창 시절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저 내신과 수능 그리고 입시에만 매달렸으며

여러 경험을 해본 일이 없으니

당연히 내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회에 나오게 될 수밖에.



일단 삼십춘기가 임박한 나부터도,

진로와 적성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하며 지내왔다.

'나는 유치원에서 필요한 역량을 꽤 많이 갖춘 건 같은데 왜 더 이상은 못 할 것 같지?'

'유치원 교사가 내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해'

'아니야. 이렇게 몸이 아플 만큼 버거운데 이건 적성에 안 맞는 거야'라는 고민을 수없이 이어갔고,


주변 선생님들은

'넌 그냥 딱 유치원 교사를 하려고 태어난 수준이야'

'에이, 해봄 선생님이 유치원 교사가 적성이 안 맞는다고요. 그럴 리가?'

사뭇 놀란 듯한 모습으로, 나에 대해 유치원에 적성이 딱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은 전혀 다른데!




그런데 어제 교육대학원 첫 수업을 듣고 무엇인가 의문이 조금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교수님께서는 '적성'이란 흥미보다는

'특정 직업의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에 가장 가깝다고 하셨다.

자신의 역량이 그 직업에서 필요로 하는 점과 잘 매칭 되면,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결국은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


적성의 학문적 정의 측면에서 보면

나는 누구보다 유치원 교사가 적성에 잘 맞는다.




그런데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오직 '적성'만으로 결정되는 걸까?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하면 반드시 만족하는 걸까?

내 생각은 아니다!


직장은 안타깝게도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삶의 공간'이다.

주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긴 하지만!


그래서 직장에 대한 고민은

일에 대한 고민, 직장 내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 직장 환경에 대한 고민, 직업 만족도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할 수밖에 없다.


삶에 대한 고민이 모두 직장에도 적용이 된다.

그렇다면 '적성에 맞는다고 해서' 내 직업이 마음에 쏙 들 리가 없다.



나처럼 직장에서의 일에 역량을 잘 발휘하는 적성을 가지고 있지만,

업무의 특징이나 근무 환경이 내 신체적 특성에 맞지 않는다거나!

조직 문화가 내 기질과 성격에 상극이라면!

또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했더라도,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그리고 삶의 질도 함께 떨어질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들만 보아도,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나 어려움은 절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진로와 직업 문제도

'적성'하나만 고려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들이 많은 것 아닐까?


적성은 물론이고, 나 자신의 기질과 특성을 알아야

이것저것을 모두 고려해서

비교적 '할 만한' 일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더 많고 많은 경험을 해 보아야

적성 이외에도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게 당연하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아직 인생 경험이 부족한

이십 춘기, 삼십춘기들이 '진짜 나의 길'을

찾는 것으로 고민하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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