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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월광 소나타

by CMSC CURATION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연주 영상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Claudio Arrau)’ 가 연주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Beethoven: 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입니다. 그럼 디테일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Beethoven: 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월광 소나타는 사실 달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이 곡은 베토벤이 헝가리의 브룬스빅을 여행하던 중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고 원제는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올림 다단조, 작품 번호 27-2'이라고 합니다. ‘월광’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작품의 제목은 작곡가 본인이 붙인 것이 아니라 베토벤 사망 5년 후인 1832년에 음악평론가 루드비히 렐슈타프가 이 곡의 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친 스위스 루체른 호수 위에 떠 있는 흔들리는 조각배’라는 비유를 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사실 그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베토벤 자신이 직접 작품에 제목을 붙인 것이 확실한 사례는 고별 소나타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클라우디오 아라우(Claudio Arrau)


1903년, 칠레의 칠란이라는 도시에서 안과 의사인 아버지와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승마 사고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로부터 음악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였는데요, 3세 무렵 베토벤의 소나타를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고 암보로 연주했다고 합니다. 또 5세로 최초의 리사이틀을 열어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그 재능을 인정한 칠레 정부의 원조로 1911년에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옮겨 베를린에서 슈테른 음악원의 교수이자 리스트의 제자였던 마르틴 크라우제에게 가르침을 받습니다. 크라우제는 어린 아라우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무보수로 그를 가르쳤습니다. 11세인 1914년에 베를린에서 정식으로 데뷔했으며 순식간에 독일 내에서 그 명성을 높아졌으며 2년 연속해서 리스트 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수상합니다.


이후 1918년, 스승이던 크라우제가 사망한 후 아라우는 일체의 가르침을 거부한 채 독학에 전념하게 됩니다. 1921년부터는 조국 칠레를 비롯하여 남미 각지, 영국, 북미 등 세계 각지를 오가며 10대에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며 1925년에는 22세의 젊은 나이로 슈테른 음악원의 교수로 취임하고, 1927년, 24세에는 제네바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였습니다. 1940년대 나치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활동의 본거지를 옮겼고,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유럽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칠레 정부에서도 특별한 외교관 여권을 주고, 수도인 산티아고에 '아라우 거리'를 만드는 등 국보급 영예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88세가 되던 1991년, 유럽 연주여행을 진행하던 아라우는 오스트리아의 뮈르츠쉴리크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마치 달빛이 내리는 어느 날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그 주위를 계속 맴돌며 하루 종일 고뇌하는 한 사람을 연상시키는 곡입니다. 아마도 베토벤이 달빛 아래에서 깊은 사색에 잠겨서 산책을 하다가 이 작품을 구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라우의 살랑살랑한 바람결처럼 들릴 듯 말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잔한 표현력은 일품입니다. 제가 듣고 본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중 최고였습니다. 물론 너무나도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이 좋은 연주도 많지만 제가 아라우를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일수 빡에 없는 이유를 또 한 번 알게 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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