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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유품

by 자봉

어머님 떠나신 지 8년이 되어간다

아무리 가난했어도

먹을 것이 부족했어도

내 어머니는 배를 굶으면서도

당신의 자녀들에게는 고구마와 감자

아니면 물을 많이 넣어 보리밥을 섞어

끊인 밥물을 만들어 7남매의

굶주린 배를 채워 주셨다


수십 군데 떨어져 바늘구멍 난 러닝을 입거나

그것도 없어 남들이 준 블라우스나 상의를

입고 논ㆍ밭에 나가 고생만 하신

너무 불쌍하신 나의 자랑스러운

어머님이셨다


2남 1녀의 가정에서 자매도 없는

거계마을에서 태어나

소위 양반이라고 하는 가문의

종손집으로 종부며느리로 시집을 와

너무 고생만 하셨다


남편은 6.25 전쟁으로

계속된 전투와

전장을 누비다 보니 제대도 하지 못해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종갓집에서 남편도 없이

고생하다가

내 누나를 낳았다


아버지는 전쟁이 끝나고

한참 후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여 집으로 돌아오셨지만

아버지 형제분들이 많은 종손집에서

많이도 고생했다


이렇게 어머니는 농사를 지으면서

시동생들을 고등학교를

졸업시켰지만

그 당시 사회분위기가 딸들은

많이 가르치지 않아서 인지

누나는 국민학교가 최종졸업이고

멍든 가슴으로 살았다고 한다


누나는 그 당시 무시험으로 진학했던

중학교에도 보내주지 않아

평생을 고생하다가 53세에

별세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남동생의 사망보험금을

직업을 이용해 찾아가 횡령해 버러

집안꼴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사랑하는 내 남동생의 교통사고 사망보험금들을

몰래 찾아 횡령했던 숙부는

( 내 누나가 공부를 못해서 중학교에

가지 못했다) 고 , 내 여동생한테 온갖 거짓말을

친다


내 여동생도 학비가 없어 1년을 쉬었다가

중학교에 진학해 졸업 후 도시로 나가

신발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해 힘들도록

고생했다


나 역시나 가정형편 때문에 액자공장 음식점 경비생활

등 등 수없이 힘든 일을 하면서도 안정된 직업을 찾고자

수없이 고생하다가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일하면서 공부를 해 사무를 보는 사무직 직원이 되었다



남들이 쉬고 놀 때에 도서관과 학교를 다니다 보니

대학생활이나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다는 게

너무 아쉽다


어머님이 복이 없는지

내가 복이 없는지 모르겠으나

어머님은 별세하기도 전에

그동안 가장 많이 고생했던

누나마저 떠나고

남동생 둘 도 교통사고로 떠나는

비운을 맞이했다


남동생이 사망하여 운전자 보험금

수천만 원을 찾아

아버지에게 드렸더니

시골 금융기관에 결재권자로 근무하셨던

아버지의 동생인 숙부님은

아버지의 기분을 맞춰가면서

내 남동생 사망보험금 수천만 원을 찾아

횡령 후 문제가 되어 10여 년이 지난 후에

남동생에게 원금만 갚았다


우리 집은 불운이 있었는지

우리 남매들의 사망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막냇동생 마저 사망했다


이러한 사실을 나중에 알았는데

남동생이 사망한 보험금은

가장 믿었던 친척인 숙부님이

서류를 위조해 사망보험금을

본인계좌와 본인이 만들어 가지고 있던

내 어머님 계좌로 입금시켜 찾아가 버리고

엉망진창이었다


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

러시아에 유학 보냈던 본인 아들의

유학자금으로

보냈다는 추측과

주식 선물을 했다는 추측 등이 난무하지만

본인의 자식도 아니고

조카가 죽은 사망보험금을 찾아가 버리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친척인데 어찌하리오ㆍㆍ


공제에 가입했던

금융기관에서는 민원을 넣어라

그러면 당신의 친척을

경찰에 고발해서 감옥에

보내겠다고 하는데

괴롭지만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속 타는 감정을 삭이면서

참고 또 참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엄마는 이런저런 고생만 하다가

작은 며느리를 잘못 얻어

그 부부와 아버지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해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하다가 치매와

욕창으로 운명하셨다


남는 전재산은 아버지와 남동생 부부의

잘못된 사업과 기만 허위로 다 날려

아직도 아버지한테 서운한 마음이

너무 많다


어머님 떠나고

고향집 방문마다

아버지와 남동생은 육중한 자물쇠로

방문을 잠가 놓고 열어주 지도 않아

참 답답했다


작년에 어려운 가정의 주거환경개선을

해준다는 언론보도를 듣고

지난해에 신청했던 사업에 선정되어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열어보니

방마다 쓰레기장처럼 난장판이다

(어머님 별세후 정리되지 않은 고향집)

주거개선 설계를 하면서 오래된 가구들과

서랍을 열어보니 나 어릴 적 가족사진과

남동생 둘을 잃고 어머니가 실성하여

아내가 어머님을 읍내에 있는 성당으로

모시고 가 종교활동을 하셨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성당을 다니시다가

별세하여

엉망진창으로 되어 자물쇠로 잠겨져 있는

방문으로 들어가 보니

성당 다니실적에 가지고 다니셨던 손가방 속에는

성당의 묵주 기도문만 들어 있었다


(어머님이 애지중지했던 기도문)


어머님 생전에 손가락에 끼고 다니시던 금반지는

동생 부부가 가져갔는지?

아니면 딸들이 가져갔는지

물어보기도 싫고

알고도 싶지'않아

그냥 침묵을 한다



확실한 것은

부모 재산은 동생이 되었든

형제가 되었든

부모가 되었든

사촌이 되었든

자식이 되었든 간에

먼저 가져가고 뜯어가는 놈이

주인이고 임자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돈!

돈!

돈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거짓말을 치고

서로가 원수가 될까?

양심의 가책도 없이

욕심들만 낼까?

돈이란 게 좋기도 하지만

금이 가고

우애가 깨지고

더러운 게 돈 같다


지금도 사기와 경제범죄가

우리나라가 빈도가 많고

최다건수라고 한다

사기죄에 대하여는

법의 판결이 너무 미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기를 당하지 않고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두 눈을 뜨고

정신을 번쩍 차려야 한다


그리고

종종 뉴스를 접하노라면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이나 임직원들이

주식투자나

빚으로

고객의 돈에 욕망이 생겨

고객들이 예금한 돈을 횡령해서

먹튀하고

잠적하고

해외로 도망가는 뉴스가

자주 보도된다


물질 만능주의라

도덕성이 너무

해이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마응이 평온해지는 곳을 찿아서 평정을 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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