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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소
안식처를 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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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
Aug 28. 2024
아래로
어렵고 힘들었던 암을했던 시대에
외진 산골 깡촌에서 태어나
그토록 힘들었던 과정들을 겪으면서
수많은 난관과 고통이 있었다
빡빡 깎은 머리에 검정고무신과
보자기에 교과서를 뚤뚤 말아
등뒤에 메고
비가 오면 비료포대 귀퉁이를
칼로 오려 두 팔을 꺼내
장대비를 피해 가며
십리길 고갯마루를 넘나들며
학교에 다녔었지
!
돈도 없고
버스도 들어오지 않아
삼십리밖 초가집에 자취방을 얻어
사내들이 아침저녁 지어먹고
흙 아궁이에 땔 나무가 없어
수십 번씩 배를 굶주리며
목적 없이 다녔던 중학생활
장남이기에
고등학교까지는 마쳐야 할 것 같아
부모님의 경제사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농촌이 싫고
산촌과 깡촌이 싫어
대도시만 동경하며
무작정 진학했던
광주로의 고교진학
꿈과 낭만만 생각하고
대도시로 진학했지만
자취방을 얻을 돈도 없고
수업료를 납부하지 못해
수없이 교무실에 불러가 상담하고
도시락은커녕
연탄불이 꺼져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다녔던 학창 시절
돈이 없으니
추억도 여가시간도
만들지 못했다
남는 기억이라고는
어깨에 신문을 끼고 다니며
신문을 배달하고
시내버스를 탈 때에는
기사분에게 신문 한부를 주고 탑승하면
버스비는 무료였지!
무등산 증심사 가는 입구에
양계장에 신문 한부를 배달하기에
눈 오는 날
비 오는 날은 울면서 배달했었지!
얼룩색 교련복에
단벌 검은색 교복에
파란 하계 교복에
그것도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취업을 핑계 삼아
비둘기호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열아홉 청춘은 새벽 4시 5시에
용산역에 도착해
날이 세면
직업소개소를 전전했었지!
공장에서 일하기는 싫고
사무직은 꿈도 못 꾸고
며칠씩 라면이나
수돗물로 굶주린 배를 채워가며
버티고
또 버티고
밤이 되면 잘 곳이 없어
파출소에 찾아가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하룻밤씩 때웠다
지금도
그토록 어려웠었던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웃음도 나지만
젊음이고 추억이고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생활이 너무 힘들고
모든 것들이 힘들어
수없이 죽고 싶은 생각도 났지만
평생 고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번뜩 정신이 들고
육체는 피곤했어도
정신력은 강해졌었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보내주지 않았다고
어머님을 원망했던 여동생도 있었지만
장남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사내라서 그랬는지
가난했던 내 어머님을
원망해 본 적은 없었다
이것도 내 사주팔자이고
비록 가난했지만
장애자가 아닌 정상인으로 출생한 것으로도
내 어머님께 감사드렸다
내가 머리가 좋아 전교 1등을 했으면
장학생이 되어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을 것인데
내 머리가 좋지 않으니
장학금도 못 받고
사관학교도 동경만 했지
못 갔다
특기도 없고
특출하게 잘한 것도 없었기에
그저
빽없고 돈없는 자식들은
몸이 허약해도
신체검사 1급 판정하여
국가에서 부르니
현역입영 영장을 받고 3년 동안
최전방 최전선에서
부모형제와 나라 지키다가
제대를 하니 갈 곳도
반겨주는 이도 없었다
지금처럼 병장 월급 150만원주고
내년에는 205만원씩
지급한다는데
그당시는 병장 월급 4000원에
휴가비도 안주고
정기휴가 다녀오면
인사계 모 상사에게
담배 한벌씩 사다 바치는게 관례였다
없는 집 자식들은 돈없어 서러운데
돈 없고
빽없고
가방끈 짧으니 무조건 현역대상으로
징집이었는데
그 당시에도 지금 처럼
사병들에게 몇백만원씩 월급을
지급했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맨땅에 헤딩으로
야간 경비원과
음식점 등 등 이곳저곳에서
일하면서
스물다섯에 칙칙폭폭 철도공무원이
되었으나
만족하지 못해
조금 다니다가
이곳저곳 기울여 가며
닥치는 대로 일하고
공부하고 시험을 치러
그토록 바랬던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메고
삼십 년 세월을 봉직하고
이제 70 여생을 맞아간다
십 대부터 육십 대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젊은 시절 배우지 못했던
대학과 대학원도
늦었지만
늦게 공부하고
정상이 아닌
늦게 졸업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본다
가난하다고 부모를 원망하지 말고
가방끈이 짧다고 부모를 원망하지
말고
모든 것들은 전부 내 탓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평생을 고생하고
바쁘게 살아왔더니
이제는 전국을 두루두루 여유 있게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여유가 있어 참 좋다
전국 여행을 하다 보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주민들을 위해
시골 폐교된 학교를 매입해서
그 지역의 휴양소로 운영하는 곳이
전국에 산재되어 있다
어떤 휴양소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숙박료의 절반을
감면해 주니 평일 이용 시에는 1박에 삼만 원
받는 것도 있으니
평일을 이용해 할인받으면서
시장구경. 단풍구경
물 따라 산 따리
흐르는 물처럼 유유자적
간헐적으로 노 부부가 여행 다니면
좋다
아!
돈은 많지 않아도
70 여생을 부지런히 살아보니
모든게 감사하고
세상은 살만하고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것이라는것을 알게 된다
아!
나는 행복하다
몸은 좋지 않아도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고
자유대한에서 태어나
행복을 느낄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휴양소)
지역주민과 65세이상은 절반가격으로 감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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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머리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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