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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과 버선

by 자봉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 한 치 앞이 어둡다

근래 며칠간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 놓고 외출하기도

겁난다


젊은 소년기 때부터 열심히 부지런하게 살아왔기에

노년이 된 이후에는 고향과 서울을 오고 가면서

살고 싶은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세상사. 모든 일들이 순탄하고 평온하게 살아오면

너무 좋겠지만 어디 세상 사는 게 평온할 날만

있겠는가?


19세부터. 작년 12월 말 까지 50여 년을 궂은일

힘든 일 다 하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매일 출근하는 일보다는

가끔씩 불러주고 용돈이라도 받는 단순한 일을

하고 싶다


가난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경야독과

쉬는 휴일에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50대

이후에 툭하면 중간시험 기말시험 학점관리 등

일과 학습ㆍ공부를 하느라 참 바쁘게 살아왔던

내 인생이다


그제는 평생학습관에서 책을 보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퇴직 전 함께 근무했던 동료 한데 전화가

왔다


3월 5일 날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동시선거가

있는데 선거관리위원을 해달라는 아주 반가운

제안이었다


재직 시 선거담당과 선거업무를 총괄한 경험이 많아

퇴직 이후에도 가끔씩 위촉해 주고 약간의 수당까지

지급하니 인생 헛되이 살지는 않았나 본다


해당 마을금고에서 선거 관련 회의를 끝내고 마음도

추스를 겸 근처 재래시장을 탐방했다


경제도 어렵고 백화점에 손님을 뺏긴 탓인지 손님도

없다

길게 늘어진 시장골목을 쭉 걸으니 이불과 수예 ㆍ버선을 파는 가게도 보인다

점포 앞에 진열된 버선을 보니 자꾸 마음이 끌려

가게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버선을 보노라니 어린 시절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떨어진 버선을 실과 바늘로 늦은 밤까지 버선을

수선하셨던 옛 시절이 생각난다


옛 어릴 적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 7남매들 떨어진

양발을 가위로 잘라 바늘로 천을 대 뀌베주던

가난했던 추억도 이제는 그리움이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많이 흘러가다 보니

나이도 들고

어린시절에 어머님과 할머님께서 신발앞이 올라온 하얀 고무신을 신고 결혼식이나 집안의 대ㆍ소사에

참석하셨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작은어머님과 어머님 그리고

고모 두 분. 장모님 누님도 다 돌아가셔서 계시지 않지만 그분들이 생전해 계실 때 서로 오고 가시면서

우정을 나누시고 정담 있게 살아가셨던 그때의

추억들이 몇 해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다들 돌아가셨으니 쓸쓸하고 보고 싶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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