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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건 빨리 잊자

by 자봉

며칠후면 우리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아번 설연휴는 침체되어 있는 내수경기를

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설연휴 하루 전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7일 또는 9일씩 푹 쉬면서 가족이나 친지들도

만나 뵙고 설명절을 편하고 즐겁게 쉬도록 임시

공휴일까지 지정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수경기

활성화보다는 해외여행으로 비용을 지출하다 보니

국내 자영업자들은 더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이다


명절이 와도 옛 현직으로 재직할 때처럼 활기차거나

즐겁지는 않다

설 며칠을 앞두고 저녁 늦게 외사촌 형님한테

핸드폰으로 두 번씩이나 연락이 와 있었다


우리 집은 시골 오지 산골 깡촌마을이라 교통도 나쁘고

산촌 마을이어서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산간벽지 마을이어서 친척들이나 친구들도 자주

오지 않는 마을이다


이렇다 보니 외갓집과 자주 왕래한것도 없다 보니

외사촌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 아마도 서먹서먹

할것같다


그런데 70대 후반인 외사촌 형님으로부터 온

전화가 두세 번 찍혀있어 혹시라도 90세가 넘은 외숙모님이 별세하시지 않았을까 라는 예감이 들었다


핸드폰으로 전화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외숙모님이

별세하셨다는 부고 소식이다

갑자기 부고를 접해 여행 와 있는 나는 멀리 고향에

내려갈 수도 없어 여동생을 통해 은행 계좌를 알아본 후 부의금을 입금시켰다


어머님과 남매인 외숙도 별세하셨고

아버지와 남매인 두 고모님도 별세하셨다

어디. 그 뿐이랴!

둘째 숙부님도 다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고

큰 작은 어머님도 간 이 나빠 일찍 떠나셔서 항상

마음이 허전하고 다들 그리움의 대상이다


아버지 형제 자매분들도 많이 떠났지만

세월이 흘러간 탓 인지

벌써. 내 형제인 남동생 두명과 한명뿐인 누나 그리고 조카도 하늘나라로 떠났다

친하게 지냈던 직장 은퇴동기들도 떠났다


잠을 자고 나면 서글픈 부고소식과 자녀들을 결혼시킨다는 청첩소식이 한 달 열 건씩 전달된다

은퇴 후 손을 놓고 지내면서 애ㆍ경사비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자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있으면 별의별 근심

걱정이 생긴다


그래도 육신은 나이가 들어 은퇴했어도 관공서와 공기업인 도로공사와 지하철공사 의약품안전관리원. 인사혁신처. 환경공단 등 에서 민간심의위원으로

나를 위촉해 주어 가끔씩 회의에 참석하여 참여수당도 10만 원이나 20만 원씩 받고 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보람이

아닌가 싶다


엊그제는 3월 5일 날 새마을금고 이사장 동시 선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있어 갑자기 선거관리위원으로

위촉했다고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전언이다


회의에 참석하니 회의수당도 10만 원씩 지급해

용돈으로 사용할수 있어 너무 좋다

은퇴 후에도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일이며

행복하다


이제, 은퇴한 햇수가 오래 지나다 보니 확실히 불러주는 곳이 확 줄어들었다

현직으로 근무할 때에는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간호사를 채용할 때 서너 개 기관으로 부터 면접시험위원으로 초빙되기도 했다


면접관으로 참여하여 가끔씩 생각지도 않은

수당을 받아 은퇴 후 사용하려고 아내 모르게 비자금

으로 만들어놨지만 주식투자를 잘못해 너무 아쉽다


그렇지만 주식을 잘못 투자하여 손해를 보고 화가

나지만 화를 잘못 다스리면 큰 병이 된다고 하니

적당하게 잊어 버리자


그냥 내 지갑에서 다른 사람의 지갑으로 옮겨갔다고

생각하자

내 돈을 따서 수익을 낸 타인은 연말에 자선활동이나

기부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교회나 성당 등 종교단체에 기부를 해서

불우한 분들을 도와줬을 것이다


돈이란!

서로 돌고 도는 것

내 통장과 내 호주머니 내 지갑에

보관되어야 내 돈이다.


어차피 투자에서 많은 손해를 봤으니

많은 기부를 했다고 생각하고

평생학습관에 도시락을 준비해 가는 대신에

그냥 삼계탕 집에 가서

따뜻한 삼계탕으로 밥 한 끼 맛있게 먹자


나이 들어 너무 돈을 아끼고 절약하면 안 된다.

돈은 돌고 돌아야 한다.

며칠 전처럼

지하철 출구에서 목탁을 두드리는 스님에게

만원이라도 더 공양하고

지하철을 타면 도와 달라고 하는 분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열자


한순간의 욕심으로

한순간의 실수로

공모주를 잘못해

돈을 잃어 화도 난다.

생각하면 억울하고 속은 기분이지만

어려운 분에게 기부하고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깔끔하게 잊어버리니 아주 마음이 가뿐하고

심란했던 마음이 추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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