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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Apr 25. 2024

그리운 남동생

    11화. 지나간 일들을 그리워하면서

세월이 흘러 인생 65년을 살다 보니, 가난하고 힘들어도 추억 많았던 어린 시절이 자꾸만 떠올라 매일 새벽 3∼4시면 꼭 한 번씩 잠에서 깬다. 다시 자려고 해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교통사고로 미혼의 나이에 내 곁을 떠나 어느 하늘에 별이 돼 있을 남동생 두 명 생각으로 요즘에는 더 자주 잠을 설치며 새벽을 맞이하곤 한다.

                             (가난했지만 단란했던 45년전의 추억 사진)


금채는 나와 여덟 살 차이며 내가 시골 읍내에 소재하는 중학교 2학년 때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던 남동생이다. 금채는 성격이 명랑하고 쾌활해 친구도 많았으며, 천성적으로 손기술을 타고났다. 시골집 경운기와 자전거, 라디오, 시계 등 고장 난 전자제품들은 신기하게도 동생의 손을 거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다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이렇다 보니 옆집이나 친척들이 가전제품이 고장 나거나 가구가 망가지면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동생이 오면 다들 수리를 부탁했다.



남자 형제로는 내가 장남이고, 금채가 둘째인데 내가 우체국에 취직해 근무할 때 동생을 불러 아르바이트를 시키면 너무 고마워하면서 24시간 밤을 새우며 야무지게 일을 해 직장 동료와 상사들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았다.



정규직 공무원이었던 내가 동생에게 교정직 공무원과 법원 공무원 시험을 치르도록 권했는데 26세에 교정직 공무원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 후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 집에서 장흥교도소로 출근하면서 쉬는 날에는 농사짓느라 바쁘신 부모님 일손도 도와 드렸다. 그리고 틈틈이 공부해 법원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다. 두 형제가 비록 하위직 공무원이지만 안정되게 공직생활을 하고 있어 어머님이 무척 행복해하셨다. 어머님 일생 중에 가장 웃음이 묻어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교도소 교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한 지 3년이 되던 1997년 4월 만 스물아홉의 나이에 결혼도 하지 못한 채,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너무나도 허무하게 우리 7남매 중 가장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어머님은 항상 자식을 그리워하시다가 10년 전인 2013년 9월 촌부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뇌를 다쳐 그만 운명하셨다.

                                        (6.25 전쟁중 약혼한 부모님의 약혼사진)
우리 형제 7남매 중 3남매와 어머님이 일찍이 내 곁을 떠나 마음이 우울할 때가 많다. 특히 명절이 다가오면 나의 가슴은 텅 빈 것 같고, 찢어질 듯 아프다. 형제 중 장남인 나를 가장 잘 따르고, 뭐든지 우리 부부와 대화하며 우애를 나눴던 형제인데 이렇게 하늘이 우리 형제와 남매를 너무 일찍 갈라놓아 원망스럽기만 하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고향 선산에 잠들어 있는 어머님과 동생들, 누나 묘소에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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