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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Apr 25. 2024

멀리서 온 핸드폰

       -  내가 쓴 시를  동의받기 위해서 -

지역번호 064로 찍힌 전화가 내 핸드폰으로 걸려와 수신을 해보니. 제주도에 있는 00 관리공단. 

홍보실이라고 한다


전화하는 이유는 작년 8월에 내가 기고한 당신.이라는 시가 너무 마음에 들고, 가슴에 와닿아 월간지에  게재된 나의 자작시를 사용하고 싶어 동의를 얻고자 전화를 했다는 사연이다.


1980년대 후반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서울 수도권 단독주택 반지하나 다름없는 허술한 집에서 신혼살림을

하면서 큰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밤새도록 칭얼거리고 울 때 아내는 아기를 등에 업고 자장가를 불러주며 잠을 재우기 위해 고생했던 아내를 생각하며 지은 " 당신 "이라는 시 제목이다.


(수많은 인연 쌓고 쌓아, 우연으로 만나 필연이 되어, 미운 정 고운 정 쌓여 40년 살아온 지난날들.

 조용히 돌아보니 어언 칠순, 곱던 얼굴엔 깊은 주름 깊게 파이고 하얀 서리 당신의 머리 위에 사뿐히 가라앉았네. 종착지 모르는 남은 날들 아쉽고 안타깝지만,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며 설레던 첫 만남을 기억하며 영원히 사랑하리라)


내가 자작 발표한 시 가 독자들에게 마음에 닿아 호응도 좋아 글을 쓰는 내 기분도 좋다.

이렇게 예의 바르고 양심 있는분이 가난한 나에게 시집와서 토끼같은 두 딸들 잘 키워 주고, 내조해줘서

35년간의 공직생활 명예롭게 마치고 평범하게 살수 있도록 살림 해준 아내에게 그져 고마울 뿐이다.


두 말할 필요없이 전화를 하신 그 분에게 "당신"  이라는 나의 자작시를 사용하시라고 흔쾌히 동의해 해 줬다.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00 공단 월간 지)



전화가 왔던 독자 덕분에 다시 한번 나와 결혼을 해주고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35년 동안 고생을

했던 아내를 생각해 본다.

누가 뭐라 하든,  종갓집 종부로 나와 결혼을 해준 아내가 고생 많았고 참, 고맙다 ,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와의 만남이  인연이 되어 인연이 필연이 되었고, 35년 동안 살아오면서 힘든 일 어려운 일 다 겪은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맙다.


이제 나도, 검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 백발머리가 되어가고, 세월은 이길 수 없어 검은색 머리숱도 많이 빠져

볼품없는 할아버지가 되어 가지만,  그동안 어렵고 힘들었던  인고의 생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좋은 가정을 만들어온 당신, 이라는 "아내"가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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