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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행복

by 자봉

이틀 동안 봄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오늘은 따사로운 햇살과 포근한 바람이 너무 좋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향긋한 꽃 내음과

숲 냄새가 너무 좋다

어디. 이뿐이랴!

지천에는 온갖 식물들이 푸르른 초록색이다

이런 것을 보고 신록의 계절 또는 만화방창이라고

했던가!


봄비가 개인 이른 아침 동네 이발관에서 7천 원을

주고 머리를 깎고 아내와 함께 사우나 초대권을 가지고

김포 사우나로 간다


사우나에 가는 것도 즐겁지만 아내와 둘이서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올림픽도로와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한강을 조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 주말마다 친구나 지인 자녀들 결혼식에

참석하고 수시로 뜨는 부고소식에 문상을 다니느라

바쁘다


젊은 나이에는 월세와 전세살이에 서러움에서 한시바삐 독립하고자 내 집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허리띠 매고 자녀들 교육과 집을 장만하기 위해 근검절약하면서 그 얼마나 고생했던가!


가족여행도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부지런히 일만 하면서 살아온 탓인지 이제는 자녀들도 잘 자라 주었고 고 내 집도 그나마 다행히 일찍 장만하여 인생 2막 후반기에는 남에게 손 내밀지 않고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도와주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 또한

복 받은 인생이 아닌가 싶다


똑같은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면 봄바람도 상쾌하고 초여름을 재촉하는 봄비도 반갑기만 하다

일 아침 일찍 일어나 조간신문을 펼치노라면

대통령 선거와 어려워진 경제 시정들이 온갖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있다


나라 안팎은 인도와 파키스탄 ㆍ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어려운 경제뉴스에도

봄이라는 계절은 계절의 섭리에 의해 또다시 찾아왔고

초여름으로 접어든다


아파트 단지에 깔린 잔디는 온갖 식물들이 푸르른 녹색으로 변해있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칠순의 나이에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어쩜 고맙다


때로는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향해 달려간다 남들처럼 좋은 승용차를 소유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아파트에서 사는 것도 아니지만

오늘도 어제와 변함없이 복잡한 지하철에 몸을 비비고 간혹 일도 하면서 내 가족들을 보살피고 아무 탈 없이 생활하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닌가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책상에 코를 박고

사물을 보며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삶은 얼마나 삭막한가!

그러나 이제는 은퇴 후 아무 때나 밖에 나가

푸르른 녹음의 산들을 바라보면서 심호흡을 깊게 한번 내쉬면서 호흡을 가다 듬어본다


다른 사람보다도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산을 바라보고 살면서 자주 지척의 산에 오를 수 있으니 그 자체가 나에게 주어진 행복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던가!

우리네 삶이란! 누구에게는 행복하게 누구에게는 불행하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불행은 누구에게나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반복된다고!

또한, 인생이란 그리 슬픈 것도 아니고 그리 기쁜 것도 아니다.


어깨너머로 보는 세상은 항상 힘들어도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고 한다.


이렇듯 행복은 자기 스스로가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 봄에는 다른 사람보다도 먼저 가까운 산이라도 더 많이 다녀야겠다.

산을 다니면서 침묵을 배우고 건강과 행복을 되찾으며 봄을 맞이해야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해 본다.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나 우울했던 사람들에게도 산을 찾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화창하고 녹음이 짙어진 5월!

푸르름이 더해 녹음이 우거진,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 봄날에 가까운 산을 자주 찾으면서 그 안에서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

행복을 느낄 것이다


봄이란 항상 기다리는 사람을 위하여 오고

봄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꽃을 피운다고

한다

꽃을 피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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