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해남에서 홀로 농사를 짓고 계시는. 처 고모님이 바닷가 근처에. 사시는데 배추농사를 지어
절인김치를 주문받아 판매해 용돈을 버신다
친정집 큰 조카인 아내가 처 고모님과 성격도 비슷하고 화통해 고모님의 말동무가 자주 되어주고
있다
고모님은 친정집 조카가 항상 마음에 드신 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절인 배추를 20kg이나 택배로 보내왔다
오후 네 시경에 절인 배추가 우리 집에 도착할 것이라는 마나님의 분부를 듣고 오전에 한 시간 동안 경의숲길을 걷고 왔더니 친구 자녀 결혼식장에 간 마나님을 대신하여 집에서 대기하다가 절인 배추 택배 한 상자를 받았다
예부터 김장하는 날은 시골에서 큰 일로 간주하여
온 가족이 김장하는 일에 동원되었기에 매년마다
우리 집 김장 담그는 날은 손수 자진해서 아내의 보조원이 되고 있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귀가한 마나님을 위해 재빨리
등산용 돗자리를 주방옆에 펼쳐놓고 등산용 접이 의자와 푹신한 방석을 준비해 마나님이 김장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거실 바닥에 신문지도 깔아주고
참깨와 맛소금도 찬장에서 꺼내 대기시켜 놓고
김장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음악까지 틀어줬다
아직도 제 짝을 찾지 못해 결혼을 하지 않은 두 딸들은
저녁약속과 업무차 제주도에 출장 가 있어 은퇴 후
시간 많은 돌쇠는 마나님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잔소리 군소리 한마디 하지 않고 조용히 곁에서
지켜본다
마나님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스타일이고
돌쇠는 무슨 일이 있어도 11시 이내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걸으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유형이다
돌쇠는 정상적으로 61세에 은퇴한 후 비 정규직으로 종종 일을 하면서 내 먹을 것과 용돈을 스스로 해결
하고 하루 삼식이가 아닌 많아야 혼자 1식을 하면서 인생후반기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 돌쇠 마나님은 복 받은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잔소리가 너무 심하다
마나님의 목소리는 갱년기를 지난 탓인지 목소리가 너무 커 꼭 돌쇠에게 큰 소리를 지른 것 같아 오히려 돌쇠가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간다
왜냐고!
가정의 평화와 부부의 건강과 우리 집의 행복을 위해서
다
오늘도 마나님의 김장을 옆에서 도와주고 있으려니
하늘나라로 일찍 떠나버린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남동생 두 명이 자꾸 생각난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김장을 할 때에는 어머님과
누나 그리고 동생들과 시끌벅적 이야기도 하면서
함께 김장 보조일도 도맡아 하면서 돌쇠역을 했는데
정겨웠던 그날들도 이제는 다시 올 수 없고 추억만
되어 버렸으니 지나가는 세월들이 너무나도 야속하고 무심하다
그렇고 보면 이제 돌쇠 나이도 70대가 되어가니
고향집 이웃분들이나 또래들도 많이들 저 세상으로
떠났으니 지나가는 시간과 세월들은 붙잡을 수가
없어 너무 애석하다
오늘도 돌쇠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마나님의 비유를 잘 맞춰 김장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도왔으니 내일 아침부터는 혼자서라도 김장김치를 꺼내 따뜻한
밥 한그릇씩을 뚝딱 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