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참으로 유수와 같아서, 13년 전 교통 업무의 거친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던 동료들과 다시 마주 앉기까지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작년 송년회조차 건너뛰었던 터라, 이번 모임을 기다리는 마음은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설레고도 간절했다. 모임때 2만 원씩 꼬박꼬박 모아 온 회비 봉투를 만지작거리며,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꽃이 피어날지 기대하며 집을 나섰다..
우리가 함께 누비던 그곳은 이제 퇴직이라는 커다란 문 너머의 풍경이 되었다. 같이 고생했던 과장님도, 팀장님들도 이제는 모두 야인이 되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직에 남은 있는 단 세 명뿐. 그들도 어느덧 팀장이 되고 과장이 되어 조직의 허리를 받치고 있다.
그중 이번에 승진시험에 의해 현직 토목 사무관으로 당당히 승진한 동료가 총무를 맡아 우리를 옛 사무실 근처로 초대했다. 오랜만에 들어선 옛 사무실의 위용과 저녁노을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며, 내가 몸담았던 그 치열했던 현장을 다시금 반추해 보았다.
개인 사정으로 빠진 두 명을 제외하고 다섯 명이 모여 앉은 식탁 위에는 정갈한 코스 요리가 차례로 올랐다. 한 점의 요리와 한 마디의 대화가 교차하는 시간. 3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현직 시절, 승진하면 온 부서원에게 떡을 돌리고
저녁식사를 샀던 기쁨을 나누던 그 투박하지만 정겨웠던 ‘승진 턱’의 추억이 안주가 되었다.
이제 퇴직한 지 10여 년, 승진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먼 나라 이야기 같으면서도 여전히 가슴 한구석을 뜨겁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에 서니 식대가 어느덧 30만 원에 달했다.
이번에 사무관이 된 총무 후배가 말을 했다 "선배님들, 오늘은 제가 기분 좋게 한턱내겠습니다."라며 본인의 카드를 내미는 손길이 거침없고 늠름했다. 그 기개와 진심이 참으로 시원시원하고 고마웠다. 이제 5년 정도의 정년을 남겨두고 승진 교육을 떠난다는 그 후배. 7주간의 교육 후 새로운 보직을 받을 그가 서기관으로, 부이사관으로, 더 높은 곳까지 뻗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빌어보았다.
후배의 성장이 곧 나의 자부심이 되는 순간이었다.
돌이켜보니 오늘은 유난히 '성공'의 향기가 짙은 날이었다. 점심에는 1급 공무원까지 오른 고등학교 동창이 나와 다른 동창을 불러 3명이 함께 근사한 한식과 커피까지 사줬다
오늘은 참 기분 좋은날이다
점심과 저녁까지 기분좋은 식사 시간이었으니 ᆢ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친구와 후배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뿌듯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묘한 자괴감이 스치기도 했다.
동창들은 장군을 달고, 1급 공무원을 지내고, 퇴직 후 대학 강단에 서는 친구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나는 이제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은 아닐까', '그저 늙어가는 일만 남은 것일까' 하는 서글픈 생각이 자꾸자꾸 불쑥 고개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가 떠나 비운 자리를 저렇게 훌륭한 후배들이 채우고, 그들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ㆍ
비록 내 어깨의 계급장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내가 심어놓은 인연의 씨앗들이 도처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밤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했다. 늙어간다는 것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했던 이들이 빛나는 모습을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후배들의 앞날에 더 많은 '좋은 날'이 깃들기를, 그리고 우리들의 우정이 이 강물 같은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면서
나도 후배와 친구들을 위해 좋은장소와 맛있는 음식을
빨리 살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 하겠다
나이가 들면 호주머니를 자주 열어라고 하는데 비록
은퇴자이지만 돈 을 벌어 당당하게 친구와 지인 선ㆍ후배들에게 식사를 자주 사는 은퇴자가 되어야겠다
식사를 자주 사는 은퇴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끔씩
일을 해서라도 용돈을 벌어 호주머니속에 들어있는
지갑을 자주 열려면 무수 명목이나 좋은기회가
가끔씩이라도 생겨야 되는데 병오년 새해에는 바라지도 않은 좋은일들이 많이 생겨 돈을 팍팍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