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고향 산천이 꿈결에 아른거리는 밤이면, 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낡은 배낭 하나를 추슬러 메고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난해 추석 무렵, 전남 목포에서 보성까지 새로이 이어진 철길 덕분에 고향으로 가는 길은 한결 너그러워졌다.
매끄럽게 활주 하는 KTX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나는 칠십 평생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궤적을 되짚어본다.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한다는 그 망망한 시간 속에서, 내 나이 어느덧 고희(古稀)를 지척에 두게 되었다.
세월은 살같이 빠르다는 말보다 더 매정하게 흘러갔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는 옛시조의 절규가 비수처럼 가슴을 찌른다. 어린 날 나를 품어주셨던 조부모님과 어머니, 그리고 누나는 이미 한 줌의 흙이 되어 산의 일부가 되었고, 함께 들판을 누비던 두 남동생마저 서둘러 하늘의 별이 되었다.
이제 고향은 왁자지껄한 삶의 터전이 아니라, 침묵하는 능선과 변함없는 하늘만이 나를 맞이하는 고독한 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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